북한 억류 2년여만에 전격 석방…8일 밤 시애틀 도착
오바마 대통령 친서 김정은에 전달돼
북한에 2년 넘게 억류됐던 린우드 한인 케네스 배(46ㆍ한국명 배준호)씨가 석방돼 시애틀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미 국무부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비밀리에 북한을 방문, 김원홍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장과 담판을 벌인 끝에 배씨와 또 다른 억류 미국인 매튜 토드 밀러(24)를 데리고 전용기 편으로 8일 미국으로 돌아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매일 정보를 보고하는 최측근으로 알려진 클래퍼 국장은 이번 방북 때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앞으로 쓴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를 휴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클래퍼 국장은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나지는 못했다.
클래퍼 국장과 김원홍 부장과의 담판으로 석방이 결정된 배씨와 밀러는 8일 오전(시애틀 시간) 미국령인 괌을 거쳐 이날 밤 8시59분 타코마의 루이스-맥코드 합동기지(JBLM)에 도착했다.
배씨는 JBLM 기지에 도착한 후 린우드에 살고 있는 어머니 배명희씨와 포옹하며 재회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날 기지에는 배씨의 여동생이며 대학강사인 테리 정씨와 남편 앤드류 정씨, 정씨의 두 딸 등 가족이 마중을 나왔다.
배씨는 JBLM 기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석방을 위해 최선을 다해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북한정부 및 나를 위해 기도해준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 있었던 지난 2년 동안 나는 많은 것을 배웠고, 좋은 의미에서 몸무게도 줄었으므로 하나의 축복으로 생각한다”며 “북한 주민들을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배씨는 이날 밤 늦게 린우드 어머니 집으로 간 뒤 “북한에서 2년 동안 한국 음식만 먹어 질렸다”며 “버거나 피자를 먹고 싶다”고 말해 배씨 가족들이 밤늦게 피자파티를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프로야구 감독출신으로 이민 후 주로 한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배성서씨의 아들인 케네스 배씨는 어렸을 때 가족과 함께 미국이민을 왔으며 선교사로 중국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며 북한을 드나 들었다. 관광단을 이끌고 수 차례 북한을 방문했던 그는 2012년 11월 3일 북한에서‘반 공화국 적대범죄행위’로 억류된 뒤 지난해 4월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고 2년이 넘은 736일 동안 복역했다.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가운데 최장 기록이다.
배씨의 부인은 중국 단동에서 한복집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배씨의 아버지 배성서씨 등은 이번 주말 시애틀에 와 온 가족이 모처럼 추수감사절 연휴를 같이 지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양준기자 june66@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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