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112개 지부·300만 대원의 미 최대 소녀단체
미국 걸스카웃은 테크놀로지 관련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주말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전국 컨벤션 행사 중 인기를 모은 로봇 경기.
걸스카웃 켄터키 연맹의 마티 월플(왼쪽). 걸스카웃 옥외활동 뱃지들.
창설 100년을 넘긴 걸스카웃의 핵심 특징은 3가지다 : 캠핑, 공예, 그리고 쿠키. 세월이 변하고 유행이 바뀌어도 걸스카웃 쿠키의 매력은 여전하지만 미국 걸스카웃의 다른 측면도 그런 것은 아니다. 걸스카웃은 지난 10년 동안 전통적인 텐트치기나 캠프파이어 보다는 소녀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보다 현대적 주제인 테크놀로지와 과학에 포커스를 두어 왔다.
“걸스카웃이란 조직에 뭔가 변화가 필요했고, 변화의 포커스를 리더십 기회에 두자고 했을 때 난‘와우, 정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다’라고 감탄했지요”라고 루이빌에 거주하는 마티 월플은 말했다. 걸스카웃 켄터키 연맹에서 41년간 일해 온 그는 “그러나 야외활동과 함께 리더십 기회가 오히려 줄어들었다”라고 불평했다.
전통 vs 혁신 주장 치열하게 논쟁중
“21세기 전문직 대비 프로 신설해야”
전통적 야외활동 통한 리더십 양성”
야외활동을 줄이는 변화가 초록색 제복에 금빛 핀을 꽂은 230만 소녀 대원들에게 리더십의 기회를 배제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주말 유타 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걸스카웃 국제 컨벤션에 참석한 월플는 미국 최대 규모 소녀단체인 걸스카웃이 우선과제 선정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한다고 주장하는 전국 풀뿌리 운동 주도자의 하나다.
그러나 캠핑과 기타 전통적인 활동은 여전히 걸스카웃의 중심이며 결코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걸스카웃의 지도부 스탭 멤버로 35년간 일해 온 비키 라이트는 강조한다. 2013년 한 해 동안에도 67만명의 소녀들이 캠프와 옥외활동에 참여했다는 것.
“야외활동은 우리 브랜드의 한 부분이며 우리의 강점이기도 하다”고 전제한 그는 “나도 야외활동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강한 영향력을 가진다고 생각하며 걸스카웃 출신들과 지도부도 현재 대원인 소녀들이 충분한 야외활동 경험을 갖도록 해주고 싶지만 문제는 요즘 아이들이 그것을 원치 않는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라이트는 이번 컨벤션에서 이 주제에 관한 양측의 토론 기회를 마련했다. “우리는 전통적 가치와 전통적 기술을 계속 습득하고 있지만 달라 보이는 것이지요”다른 모든 아동단체들과 마찬가지로 걸스카웃도 요즘 아이들에게 주어진 수많은 선택의 기회와 경쟁을 해야만 한다. 그러므로 성공하려면 대원들을 끌어들이고 잡아두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대가 바뀔 때마다 우리도 조금씩 변화하지 않았다면 걸스카웃은 지금쯤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라이트는 지적한다.
걸스카웃 대원은 지난 10년 계속 감소세를 보여 왔다. 2003년 성인과 소녀대원 합해 400만명에 달했다가 현재는 300만명으로 줄었으며 각 지부 연맹도 312개에서 112개로 축소되었다.
프로그램도 2011년 대폭 개혁했다. 종래의 뱃지 제도를 없애고 3개의 ‘여행(Journey)’ 시스템을 채택한 것이다. 뱃지와 리더십 기회도 21세기에 맞게 사회적 이슈, 여성을 위한 전문직 기회, 과학·테크놀로지·엔지니어링·수학의 이른바 STEM 커리큘럼을 중심으로 조정했다.
전통적인 페인팅이나 식사준비 같은 분야의 뱃지를 없애고 디지털 영화제작, 사회혁신, 비즈니스 에티켓 등의 새로운 분야를 신설했다.
야외활동과 기술 연마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캠핑, 하이킹, 모험 스포츠 등 분야의 뱃지는 수여된다. 그러나 많은 관계자들은 리더십 양성에서 야외활동의 역할은 약화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균형을 찾아야 합니다. 소녀들은 STEM을 원하고 있고 또 그들에겐 STEM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현대의 전문직이 가는 방향이니까. 우리가 그 부분에 집중하지 않으면 우린 뒤처지게 되는 것이지요”라고 라이트는 설명한다.
그러나 걸스카웃의 이 같은 변화에 대한 불만은 즉각적으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미국 걸스카웃은 듣고 있는가”라는 새 ‘여행’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이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국적으로 급속히 확산되었다.
1910년 영국에서 걸가이드를 만든 후 1912년 미국에서 줄리엣 로우가 걸스카웃을 창설하는 것을 도왔던 영국의 로버트 베이든-파월경의 손녀인 77세의 질 클레이 여사는 걸스카웃에서 야외활동과 리더십의 중요성에 대한 논쟁이 야기되었다는 자체가 충격이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지난 토요일 “우리의 야외 ‘저니’를 지지한다”는 무지갯빛 핀을 꽂고 컨벤션에 참석해 어린 대원들을 맞은 클레이 여사는 야외활동과의 연관을 상실한 걸스카웃은 온전한 걸스카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영국에 거주하며 아직도 스카우팅 자원봉사자로 일하는 그는 걸스카웃의 목표는 “균형 잡힌 세계의 시민 양성”이라면서 진정한 삶의 균형에는 야외활동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자원봉사자들의 압력은 상당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4학년에서 8학년까지 2,000명 걸스카웃 대원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선 절반 이상이 더 많은 아웃도어 활동 프로그램을 원한다고 응답했으며 지도부는 다음 가을부터 4개의 아웃도어 뱃지 프로그램을 신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본보특약>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