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 신풍속도
▶ 낮아진 연령“적령기 가기 전에 배우자 찾자”원정 소개팅·데이트 사이트 가입… 눈 낮춰야
올해 31세가 된 한인 1.5세 여성 이모씨는 최근 인터넷 데이트 사이트에 가입했다. 30대에 접어들면서 결혼 적령기에 대한 부모님과 주변의 압박이 커진 데다 혼기를 놓칠까 하는 생각에 짝 찾기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씨는 “주변 친구들은 결혼한 이들이 많고 만날 수 있는 남자는 찾기가 정말 힘들다”며 “가만히 있으면 금방 서른 중반이 될 것 같아 여기저기 사람을 소개시켜 달라고 부탁하는 등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한인 김모(35)씨는 LA까지 원정 소개팅에 나선 경우다. 30대 중반의 나이가 남성에게는 그리 늦은 시기가 아닐 수도 있다지만 그는 결혼에 대한 마음이 바쁘다. 김씨는 “아무래도 LA에서 지인들을 통해 여성을 소개받을 가능성이 많은 것 같아서 왔다”며 “이제는 누구를 만날 수 있는 기회라도 놓치면 안 된다는 마음이 강하다”고 말했다.
최근 한인 1.5~2세의 결혼 적령기 연령이 예전에 비해 다소 낮아지면서 많은 한인 미혼 남녀들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결혼 상대자 찾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자녀들이 한인 배우자를 만나 결혼하기를 원하는 부모들의 성화도 있지만 30대 중반을 넘기거나 40대 가까이 되도록 짝을 찾지 못하는 상황을 우려해 애를 태우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결혼정보 회사들에 따르면 미국 내 한인 1.5~2세의 결혼 적령기가 지난 2008년 경제위기 이후 다소 낮아져 2~3년 정도 앞당겨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결혼에 골인하는 한인 세대가 남성은 28~29세, 여성은 26~27세가 주를 이룬다는 것이다.
올해 26세인 한인 2세 김모씨는 3년 동안 만난 남자친구와 얼마 전 서둘러 결혼식을 올렸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해온 김씨는 “1~2년 이상 연애한 친구들이 하나둘 결혼을 하는 것을 보고 굳이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미루고 싶지 않았다”며 “주변에서 연애를 오래 하는 것보다 안정된 가정을 꾸리는 것이 더 낫다는 말도 무시 못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인사회에서는 결혼 적령기가 낮아지는 추세와 달리 ‘때를 놓친’ 한인 1.5~2세들이 뒤늦게라도 짝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형국이다.
특히 전문직에 종사하는 2세 여성들의 경우 아예 결혼에 관심이 없는 경우도 많지만, 결혼에 뜻이 있어도 어울리는 상대가 없거나 찾기 힘들어 연령이 30대 중반을 넘기거나 40대가 가까이 되는 경우도 있어 부모들이 속을 태우고 있다.
관련 업체들에 따르면 현재 한인 1.5~2세 가운데 결혼 적령기를 놓친 이들은 10명 중 4명 정도에 이른다. 문제는 한 번 결혼 적령기를 놓친 이들 중 상당수가 30대 중반이 될 때까지 짝을 찾지 못하는 현상이 고착화 된다는 점이다.
특히 결혼정보 업체 관계자들은 남성이나 여성이나 30대에 진입하면 이성을 만나는 설렘을 못 느끼고 적극성도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고 전했다. ▲직장생활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일상 ▲혼자서 지내는데 큰 불편함을 못 느끼는 편안함 ▲상대를 만나기 부담스러워하는 자신감 결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짝을 찾는 일에 소홀히 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실제 40세 아들과 같이 산다는 한인 최모씨는 “우리 아들은 공부도 잘 했고 외모도 반듯하다”며 “‘기회’를 놓친 것 같다. 결혼 적령기 때 들어온 그 많던 선 자리를 왜 마다했는지 후회만 늘고 있다”고 한탄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결혼 적령기를 놓친 이들은 짝을 찾을 때 ‘현실을 인정하고 눈을 낮추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듀오의 제니퍼 이 대표는 “남녀 모두 이상형에 집착하지 말고 친구 같이 편안한 배우자를 찾는 것이 좋다”며 “결혼 적령기거나 때를 놓쳤을 때는 조건을 따지지 말고 사람을 만나는 모든 기회에 문을 열고 노력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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