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톡톡 털면 복이 나간다. 너무 맑은 물에는 물고기가 없다. 자라면서 많이 듣던 말이다. 까탈스럽지 않고 수더분해야 주위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주고 본인도 편안하다는 교훈일 것이다.
나는 할머니를 좋아하지 않았다. ‘할머니’하면 손주들이 때 묻은 손으로 매달려도 그저 예쁘기만 해서 안아주고 쓸어주는 분이 아닌가. 사랑이 지나쳐 손주들 버릇을 나쁘게 해서 문제가 되기도 한다.
우리 할머니는 한없이 깔끔하고 톡톡 털어내는 분이셨다. 그래서 아쉽게도 할머니 사랑이란 것을 난 모른다.
우리 집은 옛 한옥으로 할머니께서는 건넌방을 쓰셨고, 그 방을 통해 갈 수 있는 다른 방이 있었다. 그 방을 갈 때 할머니 방을 통해 갈 수 있음에도 우리는 마당으로 내려가 신을 신고 돌아서 가야만 했다. 먼지 떨어진다고 못 지나게 하셔서 그랬다.
그래도 후다닥 뛰어 지나가곤 했는데 그때마다 노기 띠신 얼굴과 손에 들려있는 걸레는 잊혀지지 않는다. 그렇게 할머니의 사랑을 모르는 사이 할머니는 돌아가셨다. 그때 내가 좀 철이 들어 할머니의 성품을 이해했다면 좋았을 걸 하고 후회도 한다.
사람은 다른 사람의 단점은 잘 파악해도 막상 자신을 알기는 쉽지 않다. 지금의 나를 보면 그렇다. 그 할머니에 그 손녀 아니랄까봐 톡톡 털고 있는 나를 어쩌랴!나는 손녀들이 집에 와서 밥을 먹을 때면 식탁의자에 타월을 씌운다. 이다음 아이들이 불편한 할머니로 기억할 까봐 염려도 되나 고칠 수가 없다. ‘미운’ 할머니를 닮아서 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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