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9명, 실종 15명…생사 희비 엇갈린 사연 속속 밝혀져
동료 15분 기다렸다가 화 면한 교사도
지난 22일 스노호미시 카운티 오소에서 발생한 산사태 희생자가 사망 25명, 실종 90명으로 잠정집계된 가운데 당국이 사건 발생 6일만에 이들의 신원을 공개했다.
카운티 당국과 유족들이 공동으로 확인한 사망자는 케이리 B. 스필러(5), 윌리엄 웰시(66), 스테픈 닐(55), 새노아 비올렛 휴에스티스(4개월), 크리스 제퍼즈(45), 섬머 라포(36), 존 레겔브럭III(49), 크리스 레겔브럭(44), 린다 맥퍼슨(69) 등 9명이다. 나머지는 시신 확인작업이 진행되는 대로 발표될 예정이다.
실종자 가운데서는 애만다 레닉(31), 스티브 하다웨이(53), 마시 새털리(61), 토마스 새털리(65), 딜레이니 웹(19), 알랜 비블(21), 빌리 스필러스(30), 브룩 스필러스(2), 조본 맨규알(13), 조셉 밀러(47), 톰 더넬(65), 브랜디 워드(58), 셸리 벨로모(55), 제리 로간(63), 론 데퀼렛츠(52) 등 15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사망자와 실종자들의 신원이 공개되면서 안타까운 사연들도 속속 알려지고 있다.
실종자 명단에 없는 스티브 해리스와 테레사 해리스 부부는 고교시절 연인으로 만나 결혼 후 30년간을 함께 해온 잉꼬부부다. 해양 엔지니어인 스티브와 은퇴 간호사인 테레사는 산사태 발생 당시 현관 벤치에서 책을 읽다가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1시간 전에 이들과 통화한 딸은 “부모님이 고통 없이 돌아가셨기를 바랄 뿐”이라며 구조 희망을 포기했다.
실종자 명단에 오른 스티브 하다웨이의 동생들인 존과 프랭크는 산사태 현장에 뛰어들어 직접 구조 및 수색작업을 벌여왔다. 존 하다웨이는 “형의 시신을 볼 때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며 프랭크와 함께 흙더미를 뒤졌다. 프랭크는 구조 헬리콥터의 날개가 일으킨 바람에 날아온 건물파편을 머리에 맞고 한때 기절까지 했다. 이들은 “기적을 바라지만 현실을 받아들일 준비도 돼 있다”며 형의 시신이라도 발견할 수 있기를 애타게 바란다고 말했다.
대링턴 고등학교 건물관리 직원인 서머 라포는 사고 당일 이 지역을 통과해 파트타임 직장으로 가다가 비운을 만났다. 그녀는 530번 하이웨이를 따라 말의 발바닥에 편자를 박는 직장에 가던 중 무너져 내린 흙더미에 파묻혔다. 이튿날부터 하이웨이 주변을 수색한 그녀의 두 남동생은 지난 25일 오후에 도로에서 200피트 정도 밀려난 지점에서 그녀의 차량을 발견했다.
동생 데인 브루너는 누나의 시신을 발견해 다행이라며 “차 안의 누나는 편안한 모습으로 고통 없이 사망한 것 같아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과 달리 15분 차이로 사고를 면하고 생명을 유지한 주민도 있다.
알링턴의 홀러 중학교 교사인 다운 호간은 사고 직전 알링턴에서 열린 5,000미터 달리기 대회에 참가했다. 그녀는 통상적으로 대회가 끝난 후 즉각 530번 도로를 따라 귀가했지만 그날은 대회가 끝난 후 동료 교사를 기다리기 위해 약 15분간 대회장에서 머물렀었다.
호간은 동료 교사를 기다리지 않았다면 아마 산사태가 발생할 시간 즈음에 그 지역을 통과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많다며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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