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중략...물려받은 책으로 공부를 하며..."요즘도 이런 졸업식 노래를 부르는지 모르겠다. 언제 들어도 눈물이 핑 돌 것만 같은 추억이 서린 노래이다. 1946년 6월 군정청의 요청으로 윤석중 선생이 가사를 붙인 졸업식 노래이다. 광복 후 물자가 턱없이 부족하고 보리고개가 서글펐던 시절, 물려받은 책으로 공부하던 그 옛 시절을 요즘 아이들은 상상이나 할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얼마 전 SV한국학교 설날잔치에 다녀왔다. 매년 느끼는 것이 학생수가 늘어났다는 것과 전통민속놀이와 공연 등이 업그레이드 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외에도 외국인 자녀들과 그 학부모들의 모습 또한 눈에 띄게 늘어난 것, 자녀들의 예쁘고 앙증스러운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학부모들의 열의 등도 꼽을 수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무심하게 봤는지 이번 설날잔치를 보면서 한복을 입은 학생들의 수가 엄청나게 늘어났다는 것에 깜짝 놀랐다. 필자 역시 아이들을 키우면서 한복을 한 두벌씩은 다 사주면서 키웠는데 설날잔치에 한복을 차려 입은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워 보였고 예쁘게 보였다.
반면에 우리 아이들의 한복을 어떻게 했던가를 생각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쑥쑥 크는 아이들이 올해 입은 한복을 과연 내년이나 내후년에 또 입을 수 있을까를 생각해봤다. 미국에 건너온 후 얼마 되지 않아 주위 분들이 자신의 아이들이 커서 옷을 입지 못하니 주겠다는 말에 단호히 거절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미국생활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한다는 것을 나중에 알고 나의 사고 역시 바뀌었다. 마치 식당에서 남은 음식을 투고해가는 모습이 몇 년 전 한국에서는 이상하게 보였으나 이젠 자연스러운 것처럼 말이다.
북가주지역에서는 수 많은 2세들과 다문화가정(부모 중 한 명이 한인) 자녀들이 한국문화와 글을 배우고 정체성을 느끼기 위해 한국학교에 많이 다니고 있다. 이에 하나 제안하고자 한다. 각 학교 차원에서든 북가주 한국학교협의회 차원에서 하든, 우리의 아름다운 한복 물려주기 운동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몇 번 입지도 못하고 옷장 한구석을 차지해 버리는 애물단지가 되어버리는 한복이니까 말이다. 구체적인 것은 학교에서 정할 일이지만 학교에서 관리하며 설날이나 추석 잔치 등 우리 고유의 명절잔치에 치수에 맞는 한복을 대여해주고 반납할 때는 세탁해오는 구조를 만들면 더 많은 아이들이 우리의 전통미를 상징하는 아름다운 한복을 입을 수 있을 것인데 말이다.
<이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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