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봄날이 돌아왔나보다. 화창한 햇빛에 바람도 한점 없고, 하늘도 파아란… 뻥- 뚫린 80번 고속도로를 달린다. 멀리 보이는 산 위에 하얀 눈이 보인다. 조금 더 산 위로 올라가니 길가 옆에도 아직 눈이 쌓여있네. 맑은 물이 흐르는 냇가, 바위산 사이사이 자란 소나무들, 산불이 언제 났었는지 앙상한 나무기둥들만 서있는 모양도 멋있다. 거칠은 바위산에서 자라는 소나무들이 정말 많기도 많다. 산과 냇가에 호수까지 정말 이 땅은 아름다워. 덥다고 에어컨을 키고 달리다 36년전 여름 에어컨도 없는 고물 마스탱을 타고 이 80번 고속도로를 통해 동부로 갔던 기억이 난다. 몬트레이에서 남편이 석사과정을 하다 여름방학을 맞아 신혼여행겸 떠났던, 무지무지 많은 이야기거리를 만들며 대륙횡단을 겁없이 했었지. 그때의 리노는 참 작은 도시였었는데… 그때보다 지금의 80번도로 주위의 풍경이 더 아름다워 보이는 것은 그 젊은 시절의 급한 마음이 없어져서일까?
트럭키에서 꺾어 레익타호로 가면서 다시금 아름다운 산과 호수에 환호성을 보낸다. 이 나라는 정말 복 받은 나라야, 이렇게 멋있는 호수를, 산들을 즐길 수 있으니… 레익타호 북쪽 물가에 위치한 타운하우스에서 바라보는 호숫물이 너무 잔잔해 그림과 같다. 개를 끌고 다니는 산책객들을 보며 너무 한가하고 평화로워 보여 겨울의 눈 내리는 호숫가를 상상해 본다. 나만의 흥에 겨워서 호숫가 모래사장으로 나가 걸어보니 발바닥이 간지럽다. 겨울은 겨울대로, 여름은 여름대로 사랑받는 레익타호의 에메랄드빛 물을 맨발로 멀리 한번 차 본다. 내 발이 호강을 하는군. 커다란 해가 바닷속으로 들어가며 뿜어내는 황혼빛에 온통 물들은 카멜비치의 곱디고운 모래를 맨발로 밟으며 밀려오는 차가운 태평양 바닷물 차기도 좋아했었던 신혼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아침마다 금문교를 바라보며 상쾌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이곳에서 사는, 어디를 갔다오던지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내리면 이곳이야말로 천국, 내집이 있는 고향이라고 자부하는 난, 세금을 조금 더 올려도 군말하지 말고 기꺼이 이곳에서 살아야겠지? 아름다운 이 땅을 보존하려면…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