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도 있습니다. 하루하루의 지금이 그냥 도망이라도 가고픈 절망이라고 느낄 것입니다. 이 불평등이 너무도 싫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밖의 온갖 것들은 저마다 꽃을 피우고 향기를 품으면서 편견 없이 보내는 햇빛의 공평한 사랑에 보답하려 애씁니다. 일어서지 않으면, 조건 없이 주었든 항상 그 자리에서 비추어 주었든 한결같은 사랑의 배신이랍니다.
그냥 지나가는 바람이라 다시 매무새 고치고서, 이리저리 바람에 뒹굴든 가벼운 것들을 잘 묶어 구석에 단단히 밀어 넣고, 제자리 찾아갑니다. 지금의 나는, 아주아주 오래전의 전생에서 만들어져 지금의 생에 가졌고, 또 내가 먹었고 만났고 내가 꿈꾸었든 - 바로 내가 만든 것입니다. 살다 보니 거저 얻는 것이 어디 있던가요. 이 모든 것의 시작도 나였었고 끝맺음 또한 완전한 나의 몫입니다. 늦지 않습니다. 누구의 것이 더 좋아 보인다고 내 것을 버리기에는 너무 아깝잖아요. 무엇보다 난 내가 만든, 이 인생이라는 연극의 주인공이니까요. 아무리 그 배역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중간에 내려와서, 다른 이에게 내 역을 대신하게 할 수는 없을 터이니까요.
세상의 무엇보다 소중한 나이기에, 지금의 주저앉음도 잠시 쉬어가는 쉼표라고 생각하면 돼요. 그런 핑계로 잠시 게으름 피우면서 다시 뒤돌아보는 것도 그리 나쁘진 않잖아요. 그냥 세상의 절망이 아니라 또 한 번의 실수라고 코웃음 크게 소리내 지르고서는 다시 시작하는 거죠. 어제는 벌써 갔고 오늘은 지금입니다. 내가 없는 세상은 아무리 빛나고 눈부셔도 아무 소용이 없답니다. 어찌 오래전부터의 오늘이 온통 찬란하고 빛나는 햇빛만 있었던가요? 무수히 쏟아지는 비도 맞았고 굽이굽이 여러 산들도 넘고 이제야 여기까지 왔는데….
힘든 겨울이 지나고 나면 조금씩 연약한 싹이 돋습니다만, 그 작은 싹이 힘이 있고 강해서가 아니라 세상의 보이지 않는 힘으로 그 두터운 땅을 뚫고 나옵니다. 희망은 절망을 딛고 나야 보이는 것이고 행운은 그 다음에 오는 것이랍니다. 나를 뛰어넘어, 깨어 있어야 그 모든 것을 볼 수 있고 만날 수 있으리라 믿으면서.
기다리겠습니다. 오래지 않게 금방 오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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