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에티오피아나 중국의 베이징이나 미국 LA나 식당 웨이트리스가 하는 일은 거의 같다. 같은 일을 하지만 이들이 받는 월급은 천차만별이다. 부자 나라, 부자 동네에서 일하는 웨이트리스가 돈을 많이 받는 이유는 고객들의 수입이 많기 때문이고 고객들의 수입이 높은 것은 그들의 노동 생산성이 높기 때문이다. 구글이나 애플 같이 고부가가치 상풍을 창출하고 파는 기업에서 일하는 직원들 고수입의 혜택이 동네 웨이트리스에게까지 돌아가는 것이다.
5,000년 전 인류 문명이 4대강 유역에서 시작된 이래 산업 혁명 이전까지 대다수 인간들은 생계유지에 급급한 삶을 살아왔다. 그 이유는 지배자들의 착취 탓도 있지만 노동의 생산성이 매우 낮았기 때문이다. 산업혁명 이후 새로운 기술이 잇따라 개발되고 발명품이 쏟아져 나오면서 생산성은 비약적으로 향상됐다. 수백 명의 노예가 밤새 하던 일을 트랙터 한 대가 해내는 시대가 온 것이다.
새 기술과 새 발명품의 등장은 수많은 단순 노동자의 일자리를 사라지게 했지만 이 제품을 만드는 공장 노동자 같은 고부가가치 일자리를 만들어냈다. 지난 200년간 서양에서는 수많은 노동 절약 발명품이 탄생했지만 실업률은 높아지지 않았고 일반 노동자들의 실질 임금은 상승했다. 모두 노동 생산성 향상의 결과다. 대다수 경제학자들은 실질 임금은 노동 생산성과 정비례한다고 믿고 있다.
생산성과 관계없이 인위적으로 임금을 올리려는 노력도 19세기 후반부터 서구에서 일기 시작했다. 온 종일 일해도 먹고살기 빠듯한 저임 노동자들을 돕기 위한 취지로 만들어진 최저 임금제가 그것이다. 1894년 뉴질랜드에서 처음 시작된 이 제도는 이제 전 세계 90% 국가에서 시행되고 있다.
이 제도가 널리 퍼진 이유는 최저 임금제 시행과 그 주기적인 인상이 정치인과 유권자에게 모두 인기 있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은 저임 노동자들을 위해 뭔가 하는 것 같고 유권자들도 열심히 일하면서도 가난한 사람들을 돕자는데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경제학의 가장 기본적인 법칙의 하나는 물건 값을 올리면 수요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노동도 인간이 하는 것이지만 상품의 하나임은 틀림없다. 최저 임금을 올리면 고용주들은 직원 채용을 꺼리게 된다. 직원 월급을 올려줘도 이익이 남는데 안 올려주고 혼자만 호의호식하는 악덕업주도 있지만 인건비가 상승하면 적자가 나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업주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주 오바마는 국정연설에서 현 시간당 7달러25센트인 연방 최저임금을 2015년까지 9달러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가주와 미시시피처럼 주간 소득 격차가 큰 상황에서 연방 정부가 이를 일률적으로 정하는 것도 우습지만 최저 임금 인상이 일자리 창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아는 것일까 모르는 것일까.
오바마는 이미 연방 소득세 최고 세율을 39%로 올렸고 제리 브라운은 가주 소득세율을 13%까지 인상했다. 합치면 50%가 훨씬 넘는다. 최고 세율을 100%로 하면 세금이 많이 걷힐 것 같지만 결과는 정반대다. 소득을 모두 정부에 줄 바에야 일을 하지 않겠다고 나오기 때문이다. 높은 세율은 근로와 투자 의욕을 위축시켜 일자리 창출을 저해한다.
오바마는 또 지구 온난화 문제 해결을 위해 공해 물질 유출 업소에 탄소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또한 환경 보호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화석 연료를 쓰는 비즈니스에 부담을 줘 이들 업종 투자와 성장에 걸림돌이 될 것이다. 2014년부터 시행되는 오바마케어도 50인 이상 고용 업주의 종업원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있어 50인 이상 채용하는 것을 어렵게 하고 있다. 이처럼 일자리 창출을 저해하는 정책만 골라서 추진하면서 실업자를 줄이겠다니 딱한 일이다.
오바마는 작년 대선 캠페인에서 지난 4년간의 미미한 경제 성장과 더딘 일자리 창출을 전임 부시 행정부 탓으로 돌렸다. 앞으로 4년 동안 이런 사태가 계속된다면 누구를 탓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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