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chain 이라는 말이 있다. 그리고 이에 동등한 우리말에는 먹이 사슬 또는 먹이 연쇄라는게 있다. 같은 의미를 가진 이 말이 어느 언어/문화 에서 먼저 쓰기 시작했는지는 모르겠는데 만약 영어에서 한글로 간 것이 순서였다면 썩 잘된 번역 이라고 하기엔 뭔지 좀 그렇다.
어떻든 의미는 간단하고 분명하다. 약자는 강자의 삶을 위한 밥이 되고 승리의 강자는 다만 순간 뿐, 그다음 순번의 강자의 밥이 된다는 것. 생태계를 유지해주는 자연의 법칙! 결국 물속에서는 아메바에서부터 고래까지 라고 할 수 있는 끊임없는 살생의 연속 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리고 육지? 하늘?
말할 것도 없이 이 연속의 최고봉 위에는 우리 인간이 있다. Big Deal!
때문에 인간도 살생부의 약자를 살기 위해서 잡아먹는다. 몸에 좋다고 잡아 먹는다. 약이 된다고 잡아 먹는다. 맛이 있어서 잡아먹는다. 정력에 좋다는 것에는 미치고 환장한다. 생쥐 꼬리가 정력에 좋다고 소문이 한번 나면 아마 대한민국의 농부들은 만만세를 부를거다.
냉정한 판단에서 질서 정연한 Food chain 에 티끌만한 저항이 하나 생겼다. Foie gras 가 살생부 food chain 서열 몇 번째인지는 모르겠지만 금년 7월 1일부터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이것이 더 이상 식탁에 오르지 못한다. 비인간적으로 사육한다는 게 그 이유다. 그래서 동물 애호가들의 오랜 인간적인 투쟁의 결실을 맺은 거다. 라스베가스의 고급 식당들은 오랜만에 환희의 손뼉을 치고 있을 꺼다.
Caviar(캐비어, 철갑상어알) ,Truffl(트러플, 송로버섯)과 더불어 3대 진미 음식으로 미식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foie gras 는 그야말로 거위/오리 의 간으로 한말로 기름 덩어리다. 자연산 만 으로는 끝없이 상승하는 소비자들의 수요를 따를 수가 없어 이를 사육하는 과정에서 도살 약 2주 전 부터는 거위/오리를 움직이지도 못하게 한 후 기름진 옥수수 사료를 공기 압력기를 사용해서 강제로 주입하여 생산량을 늘린 다는 게 동물 학대이자 비인간적 이라는 반대 이유다.
우박사에 의하면 기원 2500 년 전 이집트에서 이미 이와 같은 방법으로 많은 새들을 살찌게 하는 방법을 터득 했다는 흔적이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foie gras 사육의 원조는 이집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Foie gras 생산량은 불란서가 단연 세계 제일이다. 2005년도 기록에 의하면 전 세계 이의 생산량 34,500 톤중 78.5% 에 해당하는 몇 마리인지 모르는 숫자의 거위/오리가 불란서에서 고통 속에서 죽은 셈이다. 미국은 1.4% 로 483톤을 생산했다. 그 대부분이 바로 우리 산호세의 위 동네인 Sonoma 카운티에서다.
1960년대에도 이런 논쟁이 있었다. 그때는 랍스터였다. 살아서, 튕기고 꿈틀대는 랍스터를 뜨거운 화력에 구워 요리하는 과정이 비인간적 이라는 거였다. 여기에 대한 반론은 랍스터 들은 아픔을 느끼는 신경이 없다는 이유로 맞서고 있었는데 그 뒤로는 그냥 유야무야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랍스터의 Food chain 서열에는 변함이 없는 것 같다.
어떻든 죽이고 잡아먹는 판국에 키울 때 과정과 요리하는 과정이 논란의 대상이 된다는 게 어떻게 보면 웃기는 넌센스라 할 수도 있겠다. 이제 불과 며칠도 남지가 않았다. 7년 전 입법화된 캘리포니아 주에서 foie gras 는 이제 끝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난다 긴다 하는 캘리포니아 주 유명 chef 들이 들고 일어나고 있지만 글쎄... 지난 7년 동안 뭐 하다가 이제 와서 아우성이냐 하는 그룹도 있다.
그런데 이 판국에 Wendy’s 햄버거 는 foie gras 햄버거를 작년부터 일본에서 판매를 시작했다는 소식이다. 장사가 잘 되는지 이를 취급하는 식당 수도 계속 늘어갈 거라는 소식이다. 인간적이건 비인간적이건 foie gras 의 생산과 소비는 계속 증가만 되나보다. 먹이 사슬의 왕권 계승에는 흔들림이 없다. 수양대군이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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