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억이 희미해지는 노랫말하며 가락인 옛 노래를 흥얼거릴 때가 있다. 오늘 문득 흥얼거린 노래는 여고시절의 노래이다. “어느 날 여고시절 우연히 만난 사람, 변치말자 약속했던 우정의 친구였네.” 그 당시에는 들으면서 생각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조금 컸다고 노랫말에 대한 옳고 그름이 느껴졌다.
내게 잡힌 노랫말은 이것이다.
사람의 마음, 특히 사랑에 관련된 여자와 남자의 마음이란 손바닥 뒤집히듯이 변화무쌍한 건데, 어떻게 이성 간의 우정을 논하는 여고생이 변치 않기를 기대했을까 하는 것이다. 여고시절에는 꿈이 많던 시절이니까 그런 생각은 할 수 있었을 거다. 순수함이 벗어져 어른의 자리에 놓이니까 머리가 꼬여진 탓인가? 단순한 것이 없어졌다. 그리고 우연이란 절대 없는 것으로 결론짓게 되었다. 그 우연처럼 생각되는 일은 인연이 있음으로 하여 생긴 필연이라는 말이다.
길을 걷는데, 귀엽고 예쁘게 생긴 강아지가 있다. 귀엽다는 생각을 하며 머리라도 쓰다듬어 주려고 손을 내밀었다. 그런데 너무 얕본 때문인가. 웬 걸, 으르렁 소리와 더불어 손을 문다. 그 강아지한테 물린 것은, 절대로 우연이 아닌 필연의 일이다.
그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얻은 결론은 이것이다. 노래한 가수가 여자이니까, 여고생으로 예를 들어 보자. 우연히 만난 사람은 인연이 있어서 만난, 필연의 남학생이었던 것이다. 마음이 너무 빡빡해진 탓이다. 기계톱니처럼 돌아가는 세상에 섞이다보니 말이다. 우연이란 결코 있을 수 없다. 기계 탓을 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우연인가 아닌가를 따지는 사람을 보면, 일이 잘 되면 제 탓이고 안 되면 조상 탓으로 돌리는 사람과 매일반이다. 우연을 생각하며 어렴풋이 무언가를 그리는 모습은 신비로움에 경이감마저 인다.
하지만 분명하게 말하지만 삶이란 현 세계에서 펼쳐지는 거다. 환상을 쫓으며 지내는 사람의 삶이 건강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세상살이를 짧게 한 때에는 혹시나 하며 우연을 생각했다.
이제야 깨닫게 되었다. 우연이란, 사람에게 요행을 바라게 한다는 것을 말이다. 인간사뿐이 아니고 우리가 지내는 이 세상 그러니까, 우주까지라도 우연이란 없는 거로 생각한다. 달에서 돌멩이 하나가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그러니까 우리 모두는 행여나 하는 기대감이 아닌, 내게 닥친 일과 당당히 맞대결하면서 지내야 할 필요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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