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7년 7월 1일부터 1958년 12월말까지의 18개월의 기간을 제1차 국제지구관측년 (IGY, International Geophysics Year)으로 설정하고 남북극, 5대양 해저와 대기권, 외기권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 관측하는 국제협력연구사업이 67개국의 참여로 거행되었다. 이 기간 동안 첫 인공위성인 소련의 스푸트니크 1호와 2호, 3호, 미국의 익스플로러 1호, 뱅가드1호, 익스플로러 3호, 4호등 일곱 개의 과학연구용 인공위성들이 발사되어 밴 알렌 (Van Allen) 방사선대와 외계비행체에 손상을 입힐 수 있는 단단한 입자들로 구성된 태양방사선의 존재 발견등 지구주위의 외기권의 상태를 밝혀냄으로서 첫 번째 국제지구관측년의 중요한 성과로 꼽히게 되었다.
소련에게 첫 위성 발사성공의 기선을 뺏긴 당시의 아이젠하워정권은 별일 아니라는 듯 오히려 환영하는 눈치를 보였다. 당시 미국은 U2 고공정찰기를 띄워 소련 내의 군비상황을 정찰하고 있었지만 격추 위험 때문에, 과학연구용 위성 보다 훨씬 정교하고 무거운 비밀 첩보위성들을 개발하고 있었다. 스푸트니크위성이 먼저 발사되어 세계 거의 모든 나라들의 외계상공을 거침없이 통과함으로서 그 때까지 모호하던 소위 영공 (領空)의 상한(上限)이 최저 위성궤도역 아래로 한정되는 선례를 남김으로서 외계 공간의 비행자유권이 확립되는 계기가 되었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미국도 이미 과학연구위성발사가 임박해 있어 초조해 하지 않았고, 첩보위성도 이제 마음 놓고 띄울 수 있는 국제법적 근거가 생겼기 때문에 환영하는 눈치를 보이게 되었지만 야당과 국민들은 충격이라고나 할 전혀 다른 반응을 보였다.
스푸트니크 1호가 궤도에 진입한 날은 미, 소 냉전의 절정기였으니, 4년 전에는 미국 수소폭탄 실험을 9개월 만에 따라 잡았고, 1년 전에는 폴란드에서 서방국가들을 향해 흐루시초프가 “우리는 너희들을 묻어버리겠다 (We will bury you)” 협박을 했으며, 바로 6주전에는 미국보다 앞서 최초의 대륙간 탄도미사일의 시험발사 성공을 공표했고, 또 며칠 전에는 흐루시초프가 소련은 핵미사일을 소시지 뽑듯이 수없이 만들어 내고 있다 선언했다. 이에 미국은 수소폭탄을 실은 장거리 폭격기를 24시간 초계비행 하는 안보대응 조치를 취하게 되었다. 스푸트니크 1, 2호의 발사와 그 후의 유리 가가린에 의한 인류최초의 우주비행등 미국을 앞선 미사일과 우주비행기술의 개발은 공산주의 체제의 우월성 선전에 더없이 좋은 기회를 소련에게 가져다 준 반면, 늘 소련보다 과학기술이 훨씬 앞서 있다고 믿고 있던 미국 국민들을 공포에 몰아넣게 되었고 비난의 화살이 집권 여당에 쏟아져, 다음 대통령 선거에 민주당의 케네디 상원의원이 당선되어 정권이 바뀌는 중요한 원인의 하나가 되었다.
미국이 일시나마 이 분야에서 소련에 뒤쳐지게 된데 는 두 가지 큰 원인들이 있었다고 한다. 첫째는 2차 대전 후 육군 항공대에서 독립하여 창설된 공군에서는 당시에 이미 미국이 가진 세계적 제공(制空)능력의 우월성과 탁월한 성능을 가진 대륙 간 폭격기들의 보유 때문에 대륙 간 탄도 미사일개발을 별로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둘째 이유는 핵무기들을 운반하고 상당한 무게의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로켓 개발연구가 육, 해, 공, 3군에 분산 중복되고 있었고 3군 간의 상호 경쟁과 견제, 갈등이 뿌리 깊어 개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었기 때문이라 한다. 앞에 언급한 익스플로러 위성은 육군, 뱅가드위성은 해군의 작품이었으며 이 위성들을 궤도에 진입시킨 로켓들도 달랐다 한다. 3군이 서로 협조, 소통하는 체제였다면 미사일과 위성개발이 훨씬 더 빨리 이루어졌을 것이다. 이에 반해 소련에서는 전설적 총책임자 코로료프지휘하의 단독 연구조직이 스탈린과 흐루시초프의 지속적 특별지원을 받아 신속하게 개발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기 때문에 미국을 앞지르게 된 것이라 한다.
(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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