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이었던것 같다. 한류와 함께 이참에 한식도 세계화 하자는 바람이 대한민국을 휩쓸었던것 같다. 바람이 어찌 세었던지 대한민국 정부가 뉴욕에 정부직영 한국식당을 오픈한다는 기사까지 있었다. 헌데 요즈음은 왼지 바람이 잠잠한것 같다. 한식 세계화가 예상대로 착착 진행중인지 아니면, 아니면?
장면 # 하나.
메뚜기 촌 에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불고기집에 메뚜기 한쌍 고객이 들어왔다. 시간은 평일 하오 6시경. 한산하다. 단골인가 보다. 묻지도 않고 주문도 안듣고 웨이트레스가 척척 알아서 저녁상을 준비한다. 의자가 네 개가 있으니까 4인용 식탁임에 틀림 없으련만 두사람 앞으로 나오는 접시로 넘친다. 밑반찬 접시가 열 개도 넘는다. 이글 거리는 숯불이 나오고 먹음직스레 양념에 젖은 불고기 접시와 국, 찌개, 상추 등등 그야말로 상다리가 휘어진다. 여기에 쐬주 한병 뽀개고 나면 계산서는 식당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대략 세금 포함 70불 전후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배가 부르다. 그야말로 배를 두들기며 나온다.
장면 # 둘
똑같은 메뚜기 한쌍이 이번에는 일본인이 운영하는 한 일본식당을 찾았다. 평일 같은 시간인데 여기의 분위기는 바글바글. 테이블에 앉으려면 최소 30분은 기다려야 된다는 말을 듣고 카운터로 갔다. 네명의 요리사가 어깨를 부닥칠 정도로 적은 공간에서 분주히 칼손을 움직인다.
인심 야박 절정이다.
한 젓가락도 안되는 배추 조림 쪼가리 몇 개 주고는 모두가 돈이다. 밥을 위시해서 모든 밑반찬을 무제한 공짜로 주는 메뚜기촌 한국 식당 인심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삶믄 콩깍찌 몇 개가 4불 50전. 이렇게 시작해서 니기리 몇쪽, 사시미 몇쪽, 눈에 보이는 이것저것 몇 개. 여기에 곁들인 정종 한두잔. 또 너무나 힘들게 일하는 요리사들에게 맥주 한잔씩 돌리고 나면 식당에 따라 천차만별 하겠다만 메뚜기 촌 메뚜기들이 가는 수준의 식당이라면 약 150불 정도의 계산서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배를 두들기는 커녕 무얼 먹었나 의심할 정도로 식당을 나온다.
분석___
인심을 떠나서, 가격을 떠나서, 두곳을 분석 해보자. 한식점을 나올때는 식탁위에 남은 음식이 너무 많았다. 먹고 싶은 반찬은 추가로 시켜 먹고 대부분 반찬은 손도 안댄채 남아있다. 일본집에서는 보기 힘든 상황이다. 이는 곧 낭비를 의미하고 낭비란 다시 말하면 그 식당의 손익 계산서에 직격탄으로 날라간다. 한식의 문제점은 바로 이 반찬이 아닌가 생각된다. 대부분 한국 요리는 밥 한그릇 치우기 위한 보조 역할로 격하되어 있다. 한번 바꾸어 보면 어떨까? 반찬이 주 요리가 되고 밥 한 그릇이 조연이 되는 그런 문화로...
반찬을 분가 시키자!
그래서 식탁위에 무엇을 올리느냐 보다 무엇을 내려서 음식낭비 문화를 개선하느냐가 먼저 해야될 과제가 아닌가 생각된다. 식당을 하면서 돈을 벌어야 주인도 신다고 신나는 주인이 있어야 음식도 깨끗해 지고 맛도 더 생길 것 같다. 그러면 식당도 더 생기고 보급도 계속되고 이야말로 신나는 연속이 될거다. 한식의 세계화는 풀뿌리에서 시작된다.
옛날 한국에서는 한동안 칼국수 유행이 있었다. 처음에는 진짜로 값싼 칼국수였다고 한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이 칼국수는 이름뿐 비싼 요리로 서서히 변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야말로 눈감고 아옹이었다. 정부가 손을 대지 않을 곳에 섣불리 간섭을 하면 이런 결과가 나온다. 그러니까 대한민국 정부는 세계적인 한식식당 주인이 되겠다는 욕망을 버리고 식당에서 반찬 타령하는 고객은 사회에서 왕따 당하는 그런 문화로나 유도 해주면 어떨까? 대한민국 국민은 한다면 한다. 아이앰아픈가 하는게 왔을때는 장농 깊숙이 간직해 놓았던 금붙이를 꺼내오고 독재자 타도 하다가도 막상 그 독재자가 죽으니까 서럽게 우는 민족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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