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를 배우기 시작했다. 배울 기회도 몇번 있었는데 시간을 못내다가 평생 못 하겠다 싶어서 올해는 꼭, 반드시, 기필코 배워야지 하고, 질러 버렸다.
새로 배운다는 것은 재미와, 기대, 흥미, 신기함이다. 특히 기타는 한번 시작하면 푹 빠져서 다른거 못 한다는 소리를 하도많이 들어서 기대가 컸다. 초반의 타오르는 열정으로 후딱 배워서 기타리스트로 거듭나야지 하며 그저 좋아라 연습을 했다.
조금 지나니 소리도 제법나고, 쉬운 노래는 얼추 할 수 있을듯한 근거없는 자신감이 스물거린다. 기초를 처음에 바로 익혀야 나중에 어려운것을 소화할 수 있으니 기본에 충실하라는 선생님 말씀. 선생님도 연습때는 멜로디 보다는 똑같은 스케일을 몇 시간이고 반복연습 하신단다. 옳으신 말씀인데, 같은것을 주구장창 반복 연습 하는것은 솔직히 지루하고 손가락은 자꾸 꼬인다.
신기하고 재미있던 기타 마져도 별 발전없는 정체기에 들어가니 살짝 식상, 연습이 소홀해진다. 누가 시켜서 억지로 하는것도 아니고 내가 원해서 시작한건데. 점차 내 무식이 보이고 해도 잘 안되고 (뭐 얼마나 했다고…) 갈수록 태산, 막막해 보인다. 살다보면 이렇게 어느 선에서 발전없이 벽을 치는 경우, 그리고 이를 넘지 못해 자폭 상태로 주저앉는 경우가 있겠지. 그렇다고 모든일에 목숨걸고 달려들자 주의는 아니다. 충분한 노력없이 단박에 결과를 얻지 못한다고 조바심내며 포기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뭐든 빨리 돌아가는 세상이라 따라가기도 바쁜데, 원하는것, 하고픈것도 많다보니 마음만 앞서서 은연중에 쉽고 빠른 길을 택하는것은 아닌지.
일, 사람과의 관계 – 무엇이든지 뭔가를 깊게 알고 전문가로서 자신감을 가지려면, 누군가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교류하려면 이에 합당한 끊임없는 노력, 반복된 연습, 시간의 투자가 필요한 것이다. 세상에 거져 얻어지는 가치있는 것은 없으니까. 심지어는 취미도 어느정도 수준이 되어야 즐길 수 있고 스트레스 해소가 되지, 남들 한다고 어줍잖게 하다가는 오히려 더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가.
반복된 꾸준한 연습이 완전함을 낳는다. 지루하고 발전이 없어 보인다고 포기하면 평생 제자리일터. 포기는 배추 셀때나 쓰는 말이라고 안카나. 기왕 칼을 뽑았으니...두부라도 썰어야지. 오늘도 중지, 약지에 힘 팍팍 주어 벌려가면서 연습에 돌진 해야겠다.
(동양인 건강진료소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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