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면 겪는 독감 몸살에 난리다. 그런데 작년과 달리 이번감기는 지독했다.
기침으로 몇일밤낮을 시달렸다. 지쳐서 누워있는 딸이 안스러워 엄마가 부르는 반가운소리.
“지은아, 너 뭐 좀 먹어야지 누워만 있으면 체력이 딸려 감기 이기지 못한다.”
손하나 까딱못하고 누워있던 내겐 천사의 음성보다 더 아름답게 들렸다. 평상시 부르실 땐 왜 또 부르시나 하던 내가 몸이 괴로우니 엄마의 음성이 천사보다 아름답게 들리다니… 쯔쯔, 몹쓸것! 열이 확나며 내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엄마는 이민와 우리가 자란 애틀란타에서 은퇴하시고 오랜 설득으로 장녀인 내옆으로 이사를 오셨다. 우리집 옆으로 두분이 사실집을 지으니 수시로 오갈 수 있어서 내겐 참 편리하다. 편리한 만큼 또 서로 아픔을 줄때도 있다.
요즘들어 귓가에 맴도는 엄마말씀이 ”내 평생 별 후회는없다. 열심히 앞만 보고 살았으니.다만 후회라면 자식을 위해 이민왔다고 해놓고 부모로 너무 해준게 없어.”라며 눈물을 흘리곤 하신다.
부모님의 사랑은 자식이 아무리 앞지르려 해도 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나 역시 부모로서 해주신 게 뭔대요 하며 불평했던 당사자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들수록 부모님이 이해되고 너무 고맙다. 지난날의 풍파와 환난이 오늘날 나를 만들어 주지 않았는가. 내가 너무 잘나서 하늘이 무서운 줄 몰랐을 때, 교만이 가득 찼을 때에도, 맹랑하고 불순종 했을 때도, 마음이 아파 방황했을 때도, 꾀를 부릴 때도, 삶의 실패를 맛보았을 때도, 혹 내가 볼까 방문을 닫고, 혹 내가 들을까 소리 죽이고 뒤에서 우시던 우리부모님….
엄마, 아빠 너무 고맙습니다. 당신이 쉬지 않고 베푸신 내리사랑이 있기에, 부모님의 테두리가 늘 튼튼하기에 자신감 있게 산 나날들을 감사드립니다. 진자리 마른자리 마다않으시고 삶이 가져다준 모든 상황을 지혜롭게 펼쳐나가신 엄마 아버지. 팔십난 어머니가 육십된 아들에게 길건널 때 양쪽 잘 보고 건너라고 하신다는 말의 뜻을 이제야 좀 알것 같네요.
내리사랑! 사랑하는 내 부모님, 온 마음 다해 고맙고 존경합니다
송지은씨는 11살때인 65년 미국에 이민와 45년을 미국에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한국어 실력을 갖고 있는데다 스탁턴 한국학교 교장으로 일하고 있다. 한인들이 별로 없을때 애틀란타로 왔지만 부모님의 노력으로 한국어를 잊지 않았고 대학다닐때는 연세 어학당에 방학 때마다 다녔기 때문이다. 간호학을 전공하고 간호사로 일했지만 은퇴하고 아들(법대 2학년)과 딸(올해 치대 입학 예정)도 다 장성해서 지금은 한국학교와 남편이 운영하는 스탁턴 지역 신문사 일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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