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서거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시복(諡福)이 오는 5월1일 이뤄진다고 바티칸 당국이 14일 밝혔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이날 전임자인 요한 바오로 2세가 재임 중 파킨슨병을 앓고 있던 프랑스 수녀를 치료한 행위를 기적으로 인정하는 칙령을 발표함으로써 시성(諡聖)에 이르는 3단계 중 두 번째에 해당하는 시복의 요건을 채웠다. 폴란드 출신으로 역대 가장 사랑받는 교황 중 한 명이었던 요한 바오로 2세가 성인 칭호를 받기 위해서는 또 한 번의 기적을 더 승인받아야 한다. 베네딕토 16세가 직접 주재할 시복식에는 수만 명의 순례자들이 모여들 것으로 예상되며, 최근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독교도들에 대한 테러 공격과 성직자 성추행 파문으로 상처를 입은 가톨릭 교회에 부흥의 기회가 될 전망이라고 AFP가 전했다. 폴란드 바르샤바 대교구의 카치미에르츠 니츠 대주교는 "시복식은 크고도 중요한 기쁨을 주는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고, 요한 바오로 2세의 비서 신부를 지낸 스타니슬라브 드지비스츠 추기경은 베네딕토 16세에게 매우 감사한다면서 "오늘은 행복한 날"이라고 말했다. 베네딕토 16세는 요한 바오로 2세의 서거 직후부터 시성 절차를 밟아왔으며, 공식 절차가 시작되는 데 필요한 5년의 유예기간을 뒀다.
베네딕토 16세는 요한 바오로 2세의 거룩함과 덕성에 아무런 의심이 남지 않도록 생애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실시할 것을 지시했다. 유예기간 및 조사절차를 뒀음에도 불구하고 서거 6년 만에 이뤄지는 요한 바오로 2세의 시복은 가톨릭 역사상 가장 빠른 것이며, 지난 2003년 시복된 마더 테레사 수녀보다 약간 더 빠른 것이다. 교황청이 지명한 의사와 신학자, 추기경, 주교 등으로 구성된 평가위원회는 요한 바오로 2세가 프랑스 수녀 마리 시몬-피에르의 파킨슨병을 기도로 치료한 것을 기적으로 인정했다. 시몬-피에르 수녀는 요한 바오로 2세가 서거한 지 2개월 후 잠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다시 태어난 것으로 느꼈고, 보행과 필기, 운전을 거의 불가능하게 했던 파킨슨병이 치유된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지난해 시몬-피에르 수녀의 최초 진단이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한 심사를 한 결과, 바티칸이 지명한 의사들은 그녀의 치유가 과학적으로 전혀 설명할 수 없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발표했다.1920년 폴란드에서 출생한 요한 바오로 2세는 1978년 455년 만에 처음으로 비(非) 이탈리아계 교황으로 선출된 후 교황청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고, 거룩한 삶을 산 교황의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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