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연설이었다. 2500자로 이루어진 약 30분 간의 연설. 하지만, 평범한 말 속에 오바마 대통령은 전 미국인을 감동속으로 몰아넣었다. 지난 애리조나주 투산에서 벌어진 안타까운 총기 난사 사건으로 인해 희생된 여섯 명을 추모하기 위한 추모식에서의 오바마의 연설. 한 지도자의 연설이 대중에게 얼마나 큰 파장력을 가져올 수 있는가를 보여준 그러한 예였다. 이연설을 통하여 미국 정치권은 정쟁을 멈추었고, 전 미국인들은 모두 화합을 다짐하고, 이러한 결과는 40% 초반에 머물던 오바마대통령의 지지율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예측하지 못했던 일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이 형식적이지 않고, 온 국민에게 잔잔한 감동의 물결을 일으켜 연설 내내 기립박수를 치게한 이유는무엇일까. 오마바 대통령은 희생자의 이름만을 열거하지 않았다.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불의의 사고로 희생 당한 6명의 국민을 가족의 죽음처럼 애도하였다. 희생자 한 명 한 명이 무엇을 좋아했고, 어떠한 삶을 살았고, 또한 그들이 어떠한 사람이었는지…오바마 대통령은 차분하게 이러한 부분에 연설의 반을 할애하였다.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보여준 개개인의 관심과 사랑은 감동일수 밖에 없었고,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밖에 없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러한 관심이 바로 이 여섯 명의 희생자를온 국민의 가족으로 승화시켰던 것이 아닐까. 지음(知音)이라는 말이 있다. 춘추시대(春秋時代) 거문고의 달인이었던 유백아(兪伯牙)가 유일하게 자신의 음악을 이해하고알아준 종자기(種子期)가 죽자 거문고 줄을 끊었다는 ´백아절현(伯牙絶絃)´의 고사(故事)에서 비롯된 말이다. 그래서 지음이란말은 소리를 안다라는 뜻을 넘어서 마음과 마음으로 통하는 친구를 뜻하는 말이 되었다. 나의 내면의 세계를 이해하는 한 사람,그것이 바로 거문고를 타는 이유가 되는 것이다. 화가에게 있어서는 자신의 작품 세계를 공감하고 이해하는 한 사람이 필요하다. 음악가에게 있어서는 자신의 소리를 이해하고 들어주는 한 사람의 청자가 필요하다. 작가에 있어서는 자신의 글을 읽고 공감하고 느껴주는 한 사람의 독자가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그들이 그리고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이다. 이것은 바로 돈이나, 명예나, 권위가 줄 수 있는 가치를 능가하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총기 난사 사건으로 희생된 사람들을 추모하면서 보여준 관심에서 사람들은 ‘지음’의 마음을 느끼지않았을까. 무자비하게 난사된 총알에 안타까운 생명을 마감했던 사람들이 영원히 국민들의 마음 속에 남아 있도록 한, 그리고 그들의 죽음을 통하여 비난과 절망과 위협의 늪 속에 빠질 수도 있는 미국을 호소력 있는 연설을 통하여 새 희망과 더 나은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한, 한 지도자가 또한 우리 시대에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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