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7일은 69년전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하여 미해군 태평양 함대에 엄청난 피해를 주고 미국으로 하여금 전쟁에 개입하게 한 날이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이날을 미국의 가장 치욕적인 날이라고 하며 군동원령을 내리고 지금까지 유럽 전쟁에 방관적인 자세에서 적극적인 자세로 탈부꿈을 하였다. 미국 본토 공격을 두려워한 나머지 군사령관의 이름으로 10만이 넘는 일본계 시민들을 수용소에 감금했다.
당시 차별 속에서도 미국을 조국으로 알던 2세들의 실망과 미국에 대한 배신감은 적지 않았다. 이들은 나름대로 수용소 안에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학교을 운영하였는가 하면 주일에는 예배도 드렸다. 미국에 대한 실망도 컸지만 2세 위주로 구성된 일본계 시민연합회(Japanese American Citizens League)에서는 그들이 겪는 과정은 일시적이고 미국에 대한 충성심은 변함이 없으니 전쟁 대열에 동참하자며 군대에 지원하였다. 일본 교민단체 지도자들은 연방 형무소에 수용되고 그들의 자녀들은 전쟁수행을 위하여 전선에 보내지는 아이러니도 있었다. 이들은 유럽전쟁에 배치되어 미군 역사의 전설적인442/100 전투부대가 되었는가 하면 특공대로 또는 정보담당으로 태평양 전쟁에 투입되었다. 이들때문에 태평양 전쟁 종식이 여러 해 앞당겨졌다고 후일 군 지휘관들은 지적한다.
적성국 시민이라 하여 수용소에 격리된 일본계는 전쟁 중의 그들의 미국에 대한 충성심이 인증되어 전쟁 끝나기 전에 수용소가 해체되고 그들은 새로운 삶을 찾아 미국 각지에 뿔뿔이 흩어졌다. 그들의 커뮤니티로 돌아간 사람들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다른 곳에 정착했다. 따라서 이민 1세가 구축한 “니혼마치” 는 관광명소가 되는것 이외에는 커뮤니티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기 시작했다. 역사학자들은 유럽 이민들이 시간이 지나며 정체성을 잃고 완전한 미국사람이 되어가는 모습을 일본계에서도 본다고 한다. 이들을 미국 사회에 가장 동화가 잘된 아시아인들이라고 한다. 따라서 일본계 육군참모총장이 있었는가 하면 상원의원, 하원의원, 연방정부 장관급등 그들의 활동 상황은 두두러진다.
이렇게 불행한 과거를 성공적으로 바꾸어 놓은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적성국 시민이라 하여 수용소에 보내져 입은 마음의 상처 때문에 사회 그늘에 살던 사람도 적지 않다. 내가 아는 N씨는 1930년에 모데스토의 농가 에서 태어났고 일본 외가에 보내져 중학교 과정을 마첬다. 수용소에서 미국에 대한 충성서약을 거부했고 군징집에도 응하지 않았다. 그런 경력 때문에 수용소에서 나와서도 제대로 일을 찾지 못하고 오클랜드 지역 백인 집에서 하우스보이 등을 하다가 일본 음식을 배우기 시작했다. 나이든 동업자와 함께 피셔맨스워프에서 도꾜 스키야키라는 일본식당을 개업하여 당시 일본에서 귀한한 장병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당시 샌프란시스코에서는 가장 규모가 컸고 성공한 일본식당이었다. 일본 왕세자였던 지금 왕이 미국 방문 때에는 찾아왔다는 곳이다. 외모가 수려했던 그는 1955년 미스 재팬과 중매로 교제했다. 미국에 대한 충성 서약을 거부하여 시민권을 상실한 그는 일본 방문이 어려웠으나 우여곡절 끝에 결혼을 했다. 비즈니스도 잘 되었는데 바뀌는 시대에 적응치 못하고 40여년 운영하던 식당문을 닫았다. 항상 수용소 생활을 수치스럽게 생각했다. 그는 일본으로 영주 귀국해서 지금 적은 규모 식당을 경영한다고 한다. 조국에 배신을 당했다고 한평생을 주변사회에서 맴돌다간 N씨를 이민의 한사람으로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전쟁을 속죄하는 마음으로 지난주 재팬타운에서 벚꽃을 심는 일본 총영사의 마음도 헤아리게 하는 그런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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