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살던 나는 대학에 입학하여 서울로 가면서 하고 싶었던 공부를 열심히 해보겠다 작정하고 대학생활을 시작했다. 그동안 그렸던 꿈을 살려 마음껏 펼쳐 보자는 부푼 희망으로 첫학년에 발을 들였다. 그동안 건강도 좋아져 모든 생활이 아름답고 즐겁기만 했다.
그러나 생각지도 않게 어느 날 멋진 대학생을 만났다. 고향에서 자라면서 남자친구라곤 상상도 못했었고 음식점, 다방도 제대로 다닌 적 없는 순진하고 꿈 많았던 소녀로 겨우 대학생활을 시작했는데 멋쟁이 남학생을 만났으니 문학이고 공부는 뒷전이었다.
그래도 꿈은 한 번도 포기한 적이 없었고 남자 친구와 유학을 계획하면서 준비하기 시작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하면 대학생활이 즐겁기만 했고 꿈을 키워가던 곳으로 그려진다. 그러고 보면 나는 꿈만 갖고 사는 사람인 것 같다.
미국에 와서 학교에 일 년도 못 있고 결혼하고, 아이 셋을 둔 후에 그동안 제대로 못했던 공부가 하고 싶어 나이 서른여덟에 다시 학교로 들어갔다.
남편한테 2년을 약속받고 대학원을 끝냈다. 그러고 나니 내나이 마흔이 되었다. 그동안 내생활이 기구만장하여 모든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고 나니 딸둘이 시집가서 손자둘 손녀하나 낳고 요즘은 고것들 재롱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마침 아들이 글재주가 있어 내가 쓰고 싶었던 글을 언젠가는 도와주리라 믿고 자료들을 준비한다고 생각하는 중에 한번은 가까운 친구가 저녁초대를 하여 갔다. 맛있는 음식을 차려놓고 꽃과 촛불로 식탁을 장식해 놓았다. 나는 감동하여 무슨 날이냐고 물었더니 식사 후 진진한 표정으로 나에 대해 글을 쓰겠으니 허락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나는 서슴지 않고 우리 아들의 몫이라고 했다. 근래 그 친구와 오랜만에 아는 호텔에서 아침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그 친구는 글을 쓰려면 아들에게 빨리 글을 쓰도록 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나는 갑자기 내가 너무 늙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빨리 정리를 해서 아들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글을 써야 갰다라고 생각이 들었다.
지난번 글에서도 밝힌 것처럼 나의 인생을 글로 정리하려고 했지만 차일피일 미루던 차에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 감사하다. 이제 프랑스 파리에서 만난 친구에게도 또 나에 대해 글을 써보고 싶다던 친구에게도 나의 이야기를 글로 쓰기 시작했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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