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생애의 가장 찬란한 시절이 있기 마련이다.
때로 고통과 시련으로 눈물의 시절을 보내기도 하지만, 비 온 후의 땅이
굳어지고 무지개가 눈부시게 피어나듯이 그렇게 아름다운 시절을 맞이
하기도 한다. 사는 일이 어찌 늘 꽃길만 있겠는가. 낮에 별이 보이지 않는
다고 해서 별이 안 떠있는 것은 아니다. 별을 보기 위해서는 어둠이 꼭
필요하다. 아름다운 꽃도 춥고 기인 겨울의 시간을 견뎌왔기에 비로서
아름다운 것이다. 살다 보면 진흙탕 길도 지나고 어둔 터널 속도 지난다.
그러나 지금은 어둔 터널 속에 있더라도 이윽고 이 터널을 벗어나 환한
대낮의 길로 나아갈 것이라는 희망이 있기에 삶은 다시 진정한 의미를
부여하며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은가.
나는 비록 전업(專業)시인이 안될 지라도 시인의 삶을 살기로 작정하고
그 시인으로서의 길을 묵묵히 걷고 있다. 이 길에 서기까지 결코 간단치
않은 날과 밤들을 지새웠다. 돌연한 사업의 파산과 그로 인해 절망의
낭떠러지 앞에서 붙잡은 소망의 끈은 나로 하여금 신학의 길을 가게
하였고 소명의식을 심어주기도 하였다.
그리고 문학에 대한 끊일 줄 모르고 타오르는 열정도 살아 있어 드디어
시인으로서 등단 하기에 이르렀고 어젯밤도 나는 시어(詩語)들과 밤새
씨름하였다. 내가 나 자신 그대로와 시인으로서 피울 수 있는 가장 아름
다운 꽃은 무엇일까, 또한 나의 가장 아름다운 봄은 언제 올 것인가를
가만히 생각해본다.
불후의 명시를 남겨 오래오래 사람들의 삶 속에서 애송되는 것인가…
시와 사진을 곁들인 시화집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는 것인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 다만 ‘오늘’이라는 시간에 충실하며 내일에
소망을 두고 있을 뿐이다.
며칠 전, 샌프란시스코 한인 문협의 멤버이자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김해연 화가의 <나비>를 주제로 한 전시회에 다녀왔다. 벽에 걸린
찬란한 색깔과 무늬의 수 십 마리 나비들은 스스로 날기 위하여 낮은
자세를 유지하고 기다리며 저마다 힘찬 비상을 꿈꾸고 있었다.
그것은 생에 대한 아우성이자 몸부림이었으며 ‘오늘’이라는 시간을
철저히 인내하고 또 감내하여 얻은 새로운 내일이었다.
나비가 주는 의미를 초월하여 매일 매일의 삶 자체가 가장 아름다움임을
깨닫는다. 오늘 내가 만난 그 한 사람, 오늘 나눈 이야기들, 그 한 마디
그 미소를 통해 나비도 꽃도 다 날고 피는 때가 있음을 본다.
나에게서 너에게, 다시 너에게서 나에게, 그리고 여기에서 저기로 이어
주는 다리, 그것은 바로 사랑이 아닐까…사랑이라는 가장 아름다운 꽃,
그 꽃은 시절을 정해두고 피어나지 않고 늘 항상 우리 주변에서 피어나고
있다.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긴다. 그리고 그 사랑은 감사라는 표현을 통해
더욱 깊어진다. 봄이 오기만을 기다리지 않고 추위와 아픔 가운데에서도
피어나는 꽃이란 얼마나 숭고한가. 사랑이라는 이름의 꽃을 가슴에 품고
내가 먼저 손 내밀며 다가갈 때, 그 꽃은 <오늘>이라는 시간을 가장 아름
다운 봄으로 만들어 줄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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