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뜻밖에 모르는 남자 분 한테서 전화를 받았다.
한국일보 편집국장인데 어떤 분으로부터 추천을 받았다며 ‘여성의 창’에 일주일에 한번씩 글을 써달라는 부탁이었다.
나는 한 번도 내글을 공적으로 내본 적이 없다. 학창시절 숙제로 또는 연구지에 선생님들이 내글을 올린적은 있으나 거의 학구적인 내용이었다. 초등학교, 중고등 때는 문학에 취미가 있어 독서에 좀 몰두했었고 시나 수필을 쓰고 싶다는 마음은 간절했다. 소녀 때에 끝없었던 상상과 꿈을 살려보지 못했던 지난날을 후회한 적도 많았다.
나는 혼자 여행하기를 좋아한다. 60이 넘은 후 유럽에 배낭여행을 떠났다. 아이들이 걱정할 까봐 파리에 불어 공부하러 석 달 정도 갔다 오겠다고 했다. 학교 등록도 해놓고 하숙집도 정했다. 그러나 하겠다던 공부는 안하고 온 유럽을 마음껏 돌아 다녔다.
한번은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을 가서 로컬 투어와 합세하여 신투라 룩소를 구경하고 화려한 호텔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면서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그중 아주 아름답고 고상하게 생긴 여자 한분이 자기를 소개하며 대화가 시작되어 둘이 짝이 되어 그날 여행을 즐겼다. 그의 이름은 앤이었고 버지니아 대학교에서 불어교수로 그해 퇴직하였다고 한다. 나는 앤에게 대학 다닐 때 불어에 취미가 있었는데 지금까지 계속하지 못하다 이번에 불어공부좀 해보려고 파리에 왔다가 공부는 안하고 이렇게 여행하는 중이라 했다.
앤은 나에 대해 굉장히 흥미를 느끼며 여행기를 쓰면 좋겠다고 했다. 나는 매일 저녁 일기를 쓰고 있다고 답하면서 언젠가는 쓸 거라고 했다.
그 후 미국에 온후 앤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다. 반은 영어로 반은 불어로 쓰면서 “너 여행기 어느 정도 쓰고 있느냐”고 물었다. 양심에 가책이 되어 아직도 답장을 못하고 있다.
이번에 신문사 전화를 받고 흥분되고 설레는 마음으로 걱정이 앞선다. 그러나 이번 기회에 그동안 생각했던 소재로 시작이 반이다라고 생각하며 첫글을 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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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계영씨는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67년 유학으로 도미했다. 1년 후 결혼 후 북가주에 정착해 1남 2녀를 낳고 38세의 나이에 대학에서 정신보건사회복지학으로 석사를 받았으며 북가주 한인커뮤니티에서 활발히 활동했었다. 지금은 은퇴하고 골프와 여행을 즐기며 지내는데 매년 2월 초면 골프팀과 일주일간 멕시코 여행을 즐기고 봄, 가을마다 고향 강릉을 찾아간다고. 60이 넘은 나이에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즐기는 최씨는 글솜씨 좋은 아들을 통해 그동안 모아온 이야기를 책으로 펴낼 계획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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