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를 잘 보지 않았던 내가 이번에 내리 6편을 보았다.
한국 영화에 대한 평가를 그리 후하게 내리지 않았었는데 이번에 6편의 영화를 보고 그 인식을 달리 하였다. 이번에 본 영화는 관객 1,200만을 돌파했다는 <괴물>을 포함하여 <밀양>, <황산벌>도 있었으나 박중훈과 안성기가 열연한 <라디오스타>를 보고 잔잔한 감동을 받았다.
원래 글을 쓰거나 공부를 할 때는 별다방(Starbucks)에 노트북을 들고 가서 사람들 틈에 섞여서 해야만 진도가 잘 나가는 버릇이 있다. 별다방에서 헤드폰을 끼고 이 영화를 보면서 얼마나 눈물을 흘렸는지 애꿎은 화장실만 들락날락 거리며 누가 볼 새라 연신 눈물을 닦곤 했다. 감동 중에는 세상을 이끌어 나가는 소수의 영웅들이 주는 커다란 것도 있겠지만, 가슴을 잔잔하게 적셔주는 진솔한 감동은 보통 사람들의 삶 속에 녹아 있는 너와 나의 이야기일 것이다. 이준익 감독은 이 영화에서 왕따 당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진한 감동으로 우려내었다.
내용은, 가수왕의 타이틀까지 차지하면서 한 때는 최절정의 인기를 누렸지만 지금은 전혀 희망이 없어 보이는 가수 최곤과 그의 옆에 항상 있어주는 매니저 박민수를 중심으로 영화는 진행이 된다. 최곤으로 나온 배우 박중훈과 박민수로 열연한 안성기의 연기력이 무엇보다도 뛰어났지만 이 영화의 키코드는 변방으로 밀려난 사람들의 꾸밈없는 삶의 이야기이다.
최고의 위치에 올라가 본 사람은 떨어지는 것이 너무나 힘들다. 한번도 정상에 올라가 보지 못한 사람은 그 자존심을 이해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최곤은 성격이 생뚱맞고 고집도 유달리 세지만 그는 순수하고 거침 없다. 그러나 이미 한번 추락한 최곤의 자존심을 회복하기란 불가능해 보인다. 더 추락해보아야 떨어질 곳도 없는 상황에서 간 곳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영월(Young World)이었다. 영월은 역사적으로 단종의 유배지이기도 하지 않는가. 그러기에 영월로 간 것은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 이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주로 주류에서 이탈되어 온 이주민들로써 탈가족화되고 사분오열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럴수록 가족에 대한 환상과 회복을 갈구한다.
주류로부터 유배당한 땅인 영월, 그리고 거기에 사는 다양한 사람들 속에서 최곤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고 서로 간에 가로 막혔던 경계를 풀게 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곳 사람들은 허영이나 위장이 사라지고 이주민에서 유목민으로 안주한다. 이주민이 단지 이동을 통해서만 자신을 표현한다면, 유목민은 자신이 가는 곳마다 새로운 삶을 창조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자기 혼자 빛나는 별은 없어. 다 빛을 받아서 반사하는 거야.” 가수 최곤과 그 추락한 가수 옆에서 20 여 년 째 지켜주는 메니저 박민수가 영월 천문대에서 망원경으로 별자리를 보면서 나눈 대사인데 영화 중 가장 빛나는 대목이자 주제가 압축된 대사이다.
그렇다. “홀로 빛나는 별은 없다. 왜인 줄 아는가? 외로워서다” 라고 영화에서 강조하듯이, 힘들고 외로울 때 서로 비추어 주는 별과 같은 친구가 있다면 우리는 무엇보다도 행복할 것이다.
모처럼 흐뭇하고 따뜻한 영화를 보았다.
유튜브로 들어가서 영화의 주제곡인 “비와 당신”이란 노래나 실컷 들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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