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좋아서 왔건 한국이 싫어서 왔건 미국 이민은 일단 미국땅에 발을 디디면 미국통치권하의 항구적인 소속원이 되며, 미국을 위한 존재가 되게 되어 있다. 그러나 미국은 원래 다인종 다문화 국가임으로 한인은 한인대로 한국문화를 즐기며 살 수 있고 한국인으로서의 긍지를 갖고 살수 있게 되어 있다. 그렇지만 이민자의 기본적인 의무인 “미국화”를 외면한다던가, 지나친 모국 편중주의에 빠져서 미국의 통치권을 경시할 경우에는 상응한 대가를 어김없이 치르게 된다는 사실도 우리는 알고 지내야 한다.

요새 한국 정부나 정계에서는 “재외국민”의 참정을 실현코자 노력을 하고 있는데, 그 대상을 잘못 알고 있는 것 같아서 아연해 진다. “재외 국민”이라면 재외 상사지사원, 유학생, 장기 여행자 등을 뜻하며 이민은 제외되어야 할터인데도 불구하고 이민을 포함시켜 교민을 우롱하고있다. 게다가 비례대표까지 고려한다는 것인데 마치 교민사회를 한국의 1개 행정단위로 여기는 잠꼬대 같은 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국의 헌법학에서는 “국가의 항구적 소속원으로서 영토 안에 있거나 영토밖에 있거나 국가의 통치권에 복종할 의무를 가진 자를 국민이라 한다”라고 정의 하고 있다. 이민은 모국을 영구히 떠난 입장임으로 “항구적 소속원”도 아니고, 미국의 “통치권에 복종”하면서 살고 있으므로 한국의 “통치권”하고는 무관하다. 즉, 이민은 한국의 국민요건을 갖추지 않고 있으므로 “재외국민”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영주권자는 한국여권을 갖고 있다고 해서 한국 국민이라고 하는데, 국제법상 자국민을 무국적자로 만들면 안되기 때문에 국가에서 형식상 교부하는 증명서가 “이민여권”인 것이다. 이민은 징병이나 납세의 대상이 아닌거와 마찬가지로 “재외국민”도 아닌것이다. 이민의 정체(identity)는 “재외 국민”이 아니고 미국을 내나라라고 하여야 하는 “미국 주민”이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출가외인"과 같은 처지이다.

미국은 19세기 말엽부터 2차대전 때까지 동양인을 극심하게 차별대우를 하였고 천대하고 배척하였으며, 끝내 동양인은 이민도 오지 못하게 법으로 그 길을 막은 역사를 갖고 있는 나라이다. 발단은 동양인으로서는 제일 먼저 이민을 온 중국인들이 기존 미국인들에게 혐오감을 주었기 때문이다.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미국이민으로서 거쳐야 하는 “미국화”를 외면 하였으며 극단적인 모국 편중적 생활을 하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사건을 "황화"라고 칭한다.

이민의 모국 선거 참여는 “미국화”를 역행하는 행위이며, 모국 편중적인 생활을 조장하는 역할을 하게 됨으로써 "황화"를 연상케 하는 우환거리가 될 가망성이 짙다.

참정이란 항상 나라 일에 관심을 갖고 일상생활을 영위하며, 실생활을 통해서 조성되는 본인의 정견을 투표를 통해서 반영을 하는 정치적인 수단인 것이다. 계속성을 지니는 절차이며, 항상 필요한 정보에 접하고(keep informed) 국민의 동향을 감지(感知)하면서 살아야 되게 되어 있는 것이다. 나라의 일원으로 나라와 호흡을 같이 하여야만 참정의 자격이 있고 의의가 있는 것이라는 뜻이다. Korean-American에 투표를 시키는 것은 외국인에게 투표를 시키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Korean-American의 의사는 “민의”일수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 선관위에서는“국외 선거운동법 위반자”를 처벌한다고 하며 “현지영사가 피의자를 조사해서 진술서를 작성”케 한다는 등 미국 통치권에 복종하면서 사는 사람을 한국 법으로 위법처리를 하겠다는 것인데 과연 이러한 처사가 미국 내에서 통할 수 있는 것인지 의심이 간다.

미국에는 실제적인 한국의 재외국민도 많다. 상사지사원, 유학생, 장기 출장자 등인데 정부에서는 이들의 선거참여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한국 정치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Korean-American에게 투표를 시킨다는 것은 외국인에게 투표를 시키는 것과 다를 바 없으므로 이민의 참정권 문제는 평지풍파를 일으키기 이전에 아예 깨끗이 철회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여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