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재 효력정지’ 가처분에 워싱턴 법원 ‘기각’ vs 캘리포니아 법원 ‘인용’

앤트로픽과 국방부[로이터]
미국 국방부(전쟁부)를 비롯한 연방 정부가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데 대해 법원이 엇갈린 판단을 내놨다.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은 국방부가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으로 지정한 조치의 효력을 본안 판결까지 유예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8일 기각했다.
이는 앞서 앤트로픽이 캘리포니아 연방지법에 제기한 가처분 신청 결과와는 반대되는 결정이다.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민간 기업의 재정과 전쟁 상황 속 국방부의 AI 통제 가운데 뒤엣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한편에는 단일 민간 기업에 대한 제한된 범위의 재정적 손해 위험이 있고, 다른 한편에는 진행 중인 군사적 충돌 상황에서 전쟁부가 중요한 AI 기술을 누구를 통해 어떻게 확보하는지에 대한 사법적 관리가 있다"며 "형평의 균형은 정부로 기운다"고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공급망 위험 지정에 대해) 집행정지를 허가하면 진행 중인 중대한 군사적 충돌 상황에서 미군에 원치 않는 핵심 AI 서비스 공급업체와 거래를 연장하도록 강제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앤트로픽이 정부의 블랙리스트 지정으로 회복 불가능한 손해를 입는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일부 기록 증거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오히려 재정적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적시했다.
그러면서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가 내부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사람들과 언론은 (…) 우리를 영웅으로 본다(우리는 현재 앱스토어 2위다)"라고 발언한 내용을 근거로 들었다.
다만 법원은 앤트로픽이 미 행정부와 계약을 잃은 결과를 회복할 방안이 없다는 점은 인정하고, 이에 따라 앤트로픽이 요청한 신속 심리 요청은 받아들였다.
반면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법은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으로 지정한 조치에 대해 "국가 안보를 위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앤트로픽이 요청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지난달 26일 받아들였다.
해당 법원은 정부의 제재에 대해 앤트로픽이 정부를 비판한 데 대한 응징일 가능성이 있다며 이와 같은 제재는 앤트로픽에 심각한 손실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이처럼 두 법원에서 엇갈린 결정을 내놓은 데다, 앤트로픽 측의 손을 들어준 캘리포니아 법원의 명령에 대해서도 미 정부가 항고 방침을 밝힘에 따라 앤트로픽 사건은 본안 판결이 나올 때까지 불확실성이 이어질 전망이다.
앤트로픽이 애초에 두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것은, 미 행정부의 블랙리스트 지정이 서로 다른 두 법률을 근거로 했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 법원에 제기한 소송의 피고는 국방부를 포함해 미 연방 기관 다수인 반면, 워싱턴DC 항소법원 소송의 피고는 국방부뿐이다.
이번 법원 결정에 대해 앤트로픽 측은 "법원이 결국 공급망 위험 지정이 불법이라는 점에 동의할 것으로 확신한다"는 입장을 냈다.
반면 토드 블랜치 법무장관 대행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군사 준비 태세의 승리"라고 말했다.
앤트로픽은 자사의 AI 기술이 자율 살상 무기나 미국인 감시에 쓰이는 데 반대해 국방부와 갈등을 빚어왔다. 이에 국방부 등 트럼프 행정부는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으로 지정하는 등 제재를 했고, 앤트로픽은 이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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