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족보 통해 간도로 이주 사실 확인
▶ <나의 가족사 찾기 2>
김광림/ 일본 니기타 산업대학 교수
나는 2007년 여름에 부천의 족보전문도서관에서 일주일 정도의 시간을 들여 1910~30년
대에 함경도지역에서 발간된 김해김씨 족보 10여종을 조사했다. 나의 고조할아버지와 증조할아버지가 1869년경에 함경도 회령에서 간도로 이주했기에 이시기에 함경도 지역에서 발간된 김해김씨 족보를 조사하면 혹시나 나의 할아버지와 작은 할아버지, 아버지 형제들의 이름을 발견하게 되고. 그것을 선색으로 하여 종조할아버지. 고조할아버지의 이름을 찾아내고 그 이전의 선조들까지 찾을 수 있겠다는 기대감때문이었다. 아니나다를까 1910~30년대에 함경도지역에서 발간된 김해김씨 족보들에서는 간도로 또는 만주로 이주한 사람들의 가족관계가 수두룩하게 나와 있었다.
특히 내가 새삼스레 감탄한 것은 1930년에 회령에서 발간된 『金海金氏王山世家璿源
世譜』에 김해김씨의 세 가문이 경기도 양주에서 살다가 강원도 통천으로 이주해 오랜기간 정착했다가 다시 함경도 갑산, 무산을 경유하여 간도로, 또는 양주에서 함경도 명천, 경성을 거치면서 간도로 이주한 사실이다. 이 세 가문이 경기도 양주에서 또는 강원도 통천에서 함경도로 이주한 것이 대체 18세기 중엽부터 19세기 초엽이고, 함경도에서 다시 간도로 이주한 것이 19세기 중엽이다. 그들이 양주에서 또는 통천에서 함경도로 이주한 이유는 족보의 기록을 보면, 관리로서 파견을 받았거나 또는 유배를 받은 것이고 그 후손들이 또 다시 간도로 이주했던 것이다. 이 세가문의 족보의 기록이 사실이라면 (내가 보기엔 기록이 거짓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18세기 중엽부터 20세기 30년대의 거의 200년이 되는 세가문의 이주사를 아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족보를 구시대의 유물처럼 보는 경우가 많은데 족보의 기록이 때로는 역사적인 사실을 밝히거나 어떤 학문적인 연구에 굉장히 도움이 될때가 있다. 한국의 기록물들가운데서 아마 장르로서는 제일 많은 것이 족보인 것 같은데 이 족보들은 한국의 아주 중요한 문화적인 유산이라 볼 수 있다.
1910~30년대에 함경도지역에서 발간된 10여종의 김해김씨 족보들을 조사하면서 많은 사실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함경도 지역의 여러갈래의 김해김씨의 파조가 이 지역에 이주하고 정착한것이 15세기 중엽부터 17세기 초반에 걸치는데 이것은 기본적으로 조선왕조가 함경도 지역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던 시기와 맞물린다고 볼수 있다. 그리고 회령에서 발간된『金海金氏王山世家璿源世譜』이외의 다른 김해김씨 족보들에는 파조가 김해김씨의 어느 파계라는 기록이 거의 없었다. 이것은 현재의 남한의 족보들과 현저히 다른 점이다. 각 파조들이 새로운 개척지인 함경도로 이주하고 그 후세들이 기억을 더듬으면서 족보를 만든 경우가 다수이니 김해김씨라고는 알고있어도 구체적으로 어느 파계의 누구의 후손이라는 것은 거의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 나의 가문의 경우, 김해김씨라고는 전해졌지만 구체적으로 어느 파계인지는 전혀 전해지지 않은 것이 아마 함경도 지역의 족보의 특성과 관계가 있는 것 같다.
함경도 지역의 김해김씨 족보를 통하여 초기에 간도로 이주한 조선인들이 19세기 중반에서 후반에 걸쳐서 많이 이주한 사실, 초기에 간도로 이주한 이민들은 주로 함경도 六鎭지역 출신들이라는 사실, 족보에 나오는 간도의 지명에 「○○洞」, 「○○坪」,「 ○○里」라는 중국에서는 보기드문 조선식의 지명과 「가마골(釜洞)」, 「애기골(子洞)」등 우리 민족 고유어에서 유래한 지명이 상당히 많았다는 사실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함경도 지역의 김해김씨 족보를 찾은 조사한 이유는 나의 가족사를 찾자는 개인적인 동기에서 출발했는데, 대량의 족보를 조사한 결과 학문적인 사실을 적지않게 발견하게 되었고, 그 조사연구를 토대로 하여 2008년 10월에 중국 연변대학교에서 개최된 제1회두만강국제학술포럼에서 논문발표를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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