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 주장으로서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에 큰 수훈을 세운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4년 뒤 월드컵 출전 여부보다는 당장 내년 1월 열릴 아시안컵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번 남아공월드컵이 박지성 개인에게 마지막 월드컵 무대가 될지에 대해선 구체적 언급을 피한 것이다.
박지성은 29일 오후(현지시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남아공월드컵 대표팀 해단식 및 기자회견에서 “4년 뒤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뛰는 모습을 볼 수 있나”는 질문에 “지금 현재는 4년 뒤 월드컵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 당장 닥친 아시안컵이 우선”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는 그동안 이번 남아공월드컵이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일 것이라는 뜻을 드러냈던 박지성이 4년 뒤에도 다시 월드컵 무대에 설 가능성을 살짝 남겨 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아시아 국가대항전인 아시안컵은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린다.
2002년 한일월드컵부터 3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박지성은 주장으로서 처음 치른 월드컵에 대한 부담을 어떻게 극복했느냐는 질문에 “선수들에게 특별히 한 말은 없다. 다들 프로선수라 자기가 무엇을 할지 잘 알고 있다. 즐기면서 하자는 말밖에 할 말이 없었다. 내 부담감은 이전 선배들도 가진 것이었다. 선배들이 주장 임무를 잘 수행해왔듯이 나도 잘하려고 노력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는 “2002년에는 팀의 막내로 출전했고, 대회도 한국에서 열려 월드컵의 중요성과 얼마나 큰 대회인지 실감하지 못한 채 선배들을 따라 앞만 보고 달려갔다. 하지만 2006년을 거치면서 월드컵이 얼마나 큰 대회이고 부담이 많은 대회인지 절실히 느꼈다. 이번 남아공 월드컵은 정신적으나 육체적으로나 힘든 대회였다”며 주장으로서 견뎌내야 했던 심적 부담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또 사회자가 ‘이제 좋은 배우자를 만나 가정을 이뤄야 할 텐데 어떤 상대와 어떻게 가정을 꾸리겠나’고 묻자 잠시 뜸을 들이더니 “좋은 여성과 행복한 가정을 이루겠다”고 재치있게 받아넘겨 기자회견장에 웃음꽃이 피게 했다.
박지성이 월드컵 대표팀 환영 및 해단식에서 밝게 웃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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