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꼭 ‘원샷원킬’.
한국축구대표팀의 간판 스트라이커 박주영이 아르헨티나전에서 명예 회복을 노리고 있다. 그리스와 1차전에서 활발한 움직임으로 누구보다도 돋보이는 플레이를 했음에도 불구, 결정적인 3차례 찬스를 골로 연결시키는데 실패해 팀의 주포로서 임무를 완수하지 못한 것을 그 자신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박주영은 그리스전에서 정말 펄펄 날았다. 키가 훨씬 더 큰 그리스 수비수 사이에 둘러싸인 가운데서도 뛰어난 타이밍과 좋은 위치선정으로 공중볼을 대부분 따내며 여러 차례 찬스를 만들어냈고 순간적으로 공간을 파고드는 날카로운 대시로 박지성의 그림같은 스루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맞서는 기회도 잡았다.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그리스의 공세 때마다 골문 앞까지 들어와 상대 선수를 철저히 마크하는 등 필드를 종횡무진 누볐다. 이정수의 선제골 역시 보이지 않는 박주영의 공헌이 컸다. 기성용의 프리킥이 올라오는 순간 박주영이 앞쪽에서 솟아오르자 그 주변을 순식간에 3명의 그리스 수비수가 에워싸면서 순간적으로 뒤쪽의 이정수가 노마크 상태로 남아 손쉬운 선제골을 터뜨린 것. 이날 박주영은 지금까지 한국의 월드컵 역사에서 최전방 공격수로선 가장 활발하고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줬다고 칭찬받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 그는 경기 후 칭찬과 함께 호된 비판도 함께 들어야 했다. 이날 찾아온 3번의 득점찬스를 모두 골로 연결시키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스트라이커는 기본적으로 골을 넣어야 하는 포지션이기에 아무리 좋은 플레이를 했더라도 찾아온 득점찬스를 모두 놓쳤다면 스트라이커로서 제 역할을 했다고 보기 힘들다. 그렇기에 박주영은 빼어난 플레이로 팀의 완승에 기여하고도 개인적으론 아쉬움을 곱씹지 않을 수 없었다. 월드컵 같은 큰 경기에서는 한 번의 찬스를 살릴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 비록 그리스전에선 그가 3번의 골 찬스를 놓친 것이 승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아르헨티나전에선 그렇지 않을 것이다.
박주영은 17일 오전 4시30분(LA시간) 오하네스버그 사커시티스테디엄에서 펼쳐지는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4-2-3-1 포지션의 최전방 원톱으로 선발 출격한다. 어쩌면 그가 한 번의 골 찬스를 살려주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이날 승부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다. 박주영이 ‘원샷원킬’의 킬러 본능을 보여준다면 한국이 ‘거함’ 아르헨티나를 침몰시키는 것도 결코 꿈이 아니다.
<김동우 기자>
박주영이 박지성의 절묘한 스루패스를 받아 질주하며 만든 단독찬스에서 슛을 하는 순간 그리스 수비수의 필사적인 슬라이딩 태클이 들어오고 있다. <연합>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