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무대’인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축구대회에 나설 본선 32개국 최종 엔트리가 1일로 대부분 확정된 가운데 각국 탈락 선수들의 반응이 극과 극을 이루고 있다. 탈락 사실을 담담하게 수용하고 조국의 선전을 기원하는 선수가 있는 반면 자신을 뺀 감독에게 대놓고 욕설을 퍼붓고 실망감을 드러낸 선수도 적지 않다.
가나의 미드필더 라리예아 킹스턴(허츠)은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되자 밀로반 라예바치 대표팀 감독에게 폭언과 욕설을 해 물의를 빚은 대표적인 선수다. 분을 삭이지 못하고 감독과 몸싸움을 벌이려다 겨우 관계자들이 진정시켰을 정도다. 킹스턴은 라예바치 감독에게 “사기꾼”, “축구는 하나도 모르는 멍청한 놈”, “네가 명감독이라니, 말도 안돼” 등 과격한 발언을 잇달아 내뱉고 울분을 토로했다.
온 가족이 집단으로 분개한 사례도 있다. 약관 스무살의 멕시코 신예 조나단 도스 산토스(바르셀로나)의 남아공행이 좌절되자 브라질 출신인 그의 아버지 지지뉴는 “더 이상 우리 아들이 멕시코 대표팀에서 뛰지 않도록 하겠다. 우리 아들을 알아주고 축구를 제대로 아는 다른 팀을 알아보겠다”며 국적을 바꿀 가능성을 시사했다. 본인도 “앞으로 멕시코 팀에서 뛰고 싶지 않다”며 아버지의 뜻을 따랐다.
동생 대신 대표팀에 뽑힌 한살 위 형 히오바니 도스 산토스(갈라타사라이)도 힘이 빠져 팀 합류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 전문 사이트 ‘골 닷컴’에 따르면 히오바니는 동생과 대표팀 동시 승선이 물거품이 돼 마음에 상처를 받았고 남아공에 가지 않는 대신 멕시코 집에서 가족과 함께 머물기를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쿨’하게 현실을 인정한 ‘훈남’도 있다. 이탈리아 대표팀 엔트리에서 최종 탈락한 공격수 주세페 로시(비야레알)는 트위터(단문메시지)를 통해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했지만 후회는 없다. 열심히 훈련했고 내가 할 수 있는 걸 다 보여줬다. 아마도 마르첼로 리피 감독에게 다른 복안이 있는 것 같다. 이탈리아에 행운을 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미국 뉴저지주 태생으로 이탈리아 출신 부모를 둬 이중국적자인 로시는 “빨리 집에 돌아가 멋진 여름을 보내겠다”며 색다른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역시 남아공행 티켓을 아쉽게 놓친 영국의 시오 월콧(아스널)도 “상당히 실망스럽다”고 좌절감을 나타냈지만 “파비오 카펠로 감독의 결정을 전적으로 존중한다. 영국대표팀에 행운이 깃들어 최고의 성적을 남기기를 희망한다”며 대표팀에 힘을 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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