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태어난 것은 지금부터 약 46억 년으로 추정되고 있다. 갓난이 지구는 지금의 1/10 크기로 용암이 뒤덮인 불덩어리였다. 거기다 수억년 동안 크고 작은 운석이 비처럼 쏟아졌다. 이중 하나는 달 만한 크기로 지금의 달은 이 때 충격으로 지구 표면이 떨어져나간 것이란 설이 유력하다. 실제로 달의 무게는 같은 부피의 지구보다 훨씬 가볍다. 지구 중심에 자리 잡은 철 등 중금속이 없기 때문이다.
운석 소나기는 길게 보면 생명 탄생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의 절반 이상(일설에는 90%)이 운석에 섞인 얼음 덩어리에서 나온 것이다. 이들은 또 지구의 무게를 늘려 대기를 끌어당길 수 있는 중력을 가능케 했다. 이들이 없었더라면 우리가 마시는 물도, 숨 쉬는 대기도 대부분 없었을 것이다.
지구상에 생명이 첫 출현한 것은 40억 년 전으로 추정되니까 어느 정도 식고 충분한 물이 생기자마자 바로 탄생했다고 봐도 된다. 이중의 하나인 스트로마토라이트는 물과 햇빛을 이용해 에너지를 창조하는 광합성 작용을 통해 산소를 만들어냈다. 산소는 당시 존재하던 생명체에게는 독 개스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곧 이를 에너지원으로 삼는 생명체가 탄생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산소는 오존층을 형성해 자외선이 세포를 파괴하는 것을 막았다. 학자들은 보다 효과적인 에너지원인 산소와 오존층이 없었더라면 고등 생명체가 지상에 존재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 후에도 지구상의 생명체는 수없이 어려운 고비를 넘겼다. 8~6억 년 전에는 지구 전체가 얼음으로 뒤덮였다. 소위 ‘눈덩이 지구’ 시대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이 빙하시대는 화산이 구해줬다. 화산 폭발과 함께 쏟아져 나온 이산화탄소가 지구 온도를 높여 얼음을 녹인 것이다.
그러나 이 긴 기간 생명체는 지구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땅 속 깊이 숨어 때를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다. 수년전 학자들은 지하 600미터 깊이에서 2억5,000만년 동안 잠자고 있던 박테리아를 발견해 소생시킨 적이 있다. 생명의 힘이 얼마나 강한가를 실감하게 된다.
고생물학자들은 6억 년 전 빙하시대가 끝난 이후 시기를 ‘캠브리아 폭발’이라고 부른다. 그전까지 보지 못했던 기기묘묘한 생명체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오랜 시련의 세월 뒤에는 호시절이 찾아오는 법이다.
6,500만 년 전 대운석이 떨어지면서 공룡을 비롯한 대부분의 지상 동물이 멸종했다. 그러나 이 사건은 두더지처럼 땅 속에 숨던 살던 짐승들에게 넓은 새 삶의 영역을 열어줬다. 인간도 그 수혜자의 하나다. 오랜 생명의 역사는 지구를 덮친 시련의 크기도 대단하지만 이와 맞선 생명의 힘 또한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대공황 이후 최악이었던 세계 불황이 끝나는 조짐이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 소폭이지만 미국 실업률은 내려가고 신용 경색도 많이 풀렸다.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는 이와 때맞춰 각종 증세와 공해 규제로 기업에 대한 부담을 늘리려 하고 있다.
케인즈는 시장 경제를 움직이는 근본적인 동력은 ‘동물적인 힘’(animal spirits)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정부가 생존과 번영을 지향하는 인간의 욕구만 좌절시키지만 않는다면 경제는 반드시 살아난다. 오바마 행정부가 무리한 증세와 규제로 겨우 살아나는 경기 회복의 새싹을 밟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다.
민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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