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흔히 받는 질문 중의 하나가 바로 명문대학들이 아시안 혹은 한인 학생들을 위한 쿼타를 입학 정원에서 따로 배정하느냐는 것이다.
아이비리그 대학 가운데 어느 대학에도 이런 제한이나 쿼타는 존재하지 않는다. 대학 측이 입학 사정관들에게 주는 가이드라인은 단지 최적의 학문환경을 이루기 위해 건강하고 잘 균형 잡힌 신입생 집단, 즉 동료들에게 활력을 불어넣고, 뛰어난 재능을 가지면서도 호감이 가는 그런 학생들로 이루어진 집단을 만들라는 것뿐이다.
‘잘 균형 잡힌’이라는 형용사가 가진 의미는 여러 가지 요소로 설명이 가능하다: 재능, 지적 관심분야, 인성, 사회 경제적 배경, 남녀 분포, 지역 대표성, 장래 희망, 그리고 당연히 인종 등의 요소가 다양하게 잘 분포된 조합이라고 하겠다. 예를 들어 신입생 가운데 90%가 튜바 연주자들이라면 바람직하지 못한 학교일 것이며, 마찬가지로 90%가 운동선수이거나 90%가 아시아 학생들로만 구성된 신입생 집단도 원치 않는다. 따라서 입학사정관들은 항상 새로 입학하는 신입생들의 인종적 분포가 균형을 맞추도록 염두에 두고 있다. 비록 이런 목표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 숫자나 쿼타가 주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말이다.
아시안 학생 집단은 아마도 다른 어떤 인종 집단들보다 학교 성적이나 경쟁의 수준이 높다는 점이 아시안 지원자들이 헤쳐 나가야 할 첫 번째 과제이다. 하버드와 MIT에서 입학사정관으로 재직하면서 필자는 중국, 인도, 그리고 한국 학생들의 그 높은 성적 수준에 놀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특히 지난 십년 동안 한인 지원자들의 평균 수준이 엄청나게 높아지고 있음을 목격했다. 이런 소문이 퍼지면서 지금은 어디서나 한인 학생이라면 모두가 가능한 한 많은 AP 코스 수업을 선택하며, 6학년 때부터 SAT 준비를 집중적으로 하고, 모든 종류의 커뮤니티 서비스에 참여하면서, 스포츠와 악기 연주에도 적극적이다.
대학진학을 준비하기 위한 이런 식의 접근을 보면서 필자가 느끼는 문제는 하나의 인종집단으로서 한인 학생들은 입학사정관들이 볼 때 ‘모두가’ 너무 똑같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한인 학생들이라면 미국 혹은 세계 어디에 있더라도 ‘전부’ AP 코스를 될수록 많이 선택한다. 어떤 분명한 학문적 목표나 추구하는 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AP 코스만 많이 듣고, 심지어 B학점을 많이 받으면서도 그렇게 한다. 또한 ‘모든’ 한인 학생들이 매년 여름방학에 SAT 학원에 다니느라 새로운 삶을 경험하고 참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를 소모해 버린다. 그들은 ‘전부가’ 매우 비슷한 커뮤니티 서비스나 활동에 참여하는데, 예를 들어 국제 해비타트(Habitat for Humanity), 토론대회, 그리고 모의 유엔총회(MUN) 등이다. 하지만 왜 이런 활동에 참여하고 무엇 때문에 이런 일에 열정을 쏟는지 스스로 설명을 못한다.
한인 학생들 사이의 경쟁이 해가 갈수록 더 치열해지면서 자신을 다른 한인 지원자들로부터 ‘차별화’하는 전략이 더욱 중요하게 되었다. 필자가 15년 동안 입학사정관으로 현장에 있으면서 체험한 것으로 변하지 않는 사실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한국 학생들의 최대 약점은 여전히 에세이, 인터뷰, 교사 추천서, 그리고 과외활동 경력이라는 점이다. 이 글 첫 단락에 언급했듯이 입학사정관들은 신입생 클래스를 구성할 때 가장 “활력소가 되고 재능이 뛰어나며 호감이 가는” 학생을 선발하도록 주문을 받는다. 대부분의 한인 학생들이 ‘우수하고’ ‘시험을 잘 치며’ ‘괜찮은’ 사람으로 묘사될 수는 있다.
그러나 명문대학 입학사정관들이 정말로 원하는 학생의 인성과 자격, 즉 동료들에게 활력을 불어 넣고, 재능이 뛰어나며, 지루하지 않고 호감이 가는 그런 한인 학생들은 너무나 적다.
앤젤라 엄 <보스턴 아카데믹 컨설팅 그룹 수석 컨설턴트>
www.bostonacademi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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