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의 결승전에서 9회말 2사후 이범호의 좌전적시타 때 홈을 밟아 극적인 3-3 동점을 만들어낸 이종욱이 동료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연합>
선수와 팬 하나로 뭉쳐 싸운 WBC 결승 한일전
역사에 남을 클래식 명승부…주류언론 격찬 쇄도
‘진정한 클래식(A True Classic)’
한국과 일본이 연장 10회까지 가는 손에 땀을 쥐게 한 혈전 끝에 일본이 5-3으로 승리한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에 대해 ‘역사에 기억될 클래식 명승부’였다는 미 주류언론들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회에 대해 다소 무관심한 자세로 일관했던 미 언론들도 이번 결승에서 펼쳐진 한일양국의 혈전을 직접 본 뒤에는 완전히 시각이 달라진 듯한 느낌을 줄만큼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다.
LA타임스는 24일자에서 결승 한일전이 뛰어난 피칭과 효과적인 타격, 환상적인 수비와 열정적인 팬들로 열광의 도가니였던 ‘클래식 결승(A classic final)’이었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꿈 같은 ‘조이 라이드’(Joy ride)였다”고 격찬했다. 기사는 선수들의 투혼과 팬들의 열정이 하나로 뭉쳐 다저스테디엄 역사상 가장 기억에 남을 10이닝을 만들어냈다면서 “이런 환상적인 경기를 본 다음에 (앞으로 메이저리그 시즌이 시작돼) 샌디에고 파드레스를 지켜봐야 한다면 얼마나 맥이 빠질 것인가” 하는 표현까지 곁들였다. 이 기자는 또 한국과 일본팬들이 열과 혼을 다한 응원전을 펼쳤음에도 불구, 서로 상대방에 대해 존중하는 자세를 잊지 않았다며 이 같은 팬들의 열정을 다저스 경기에도 이끌어들일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SPN.com의 에릭 닐 기자는 이날 경기에서 펼쳐진 장면들을 파노라마처럼 묘사한 뒤 “필드는 물론 스탠드까지도 격렬한 승부욕과 함께 선수와 팬이 모두 투혼과 열정으로 가득 찬 경기를 봤다”면서 “여러분도 이날 한일전을 보았기를 바란다. 최고의 베이스볼 나잇이었다. 정말 최고의 베이스볼 나잇이었다”고 감탄사를 쏟아냈다.
또 같은 ESPN의 짐 케이플 기자는 “스테디엄에 들어가면서 두 미국팬이 ‘89달러나 주고 입장권을 샀는데 돌아온 것은 한국 대 일본이라니’라고 쓴 플랙카드를 들고 있는 걸 봤다. 하지만 그들은 결과적으로 내 생각에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기중 하나를 봤다”면서 “당신이 만약 WBC에 대해 흥미없다며 경기를 건너 뛴 사람중 하나라면 나는 당신이 불쌍하다고 말하겠다. 너무도 좋은 것을 놓쳤기 때문”이라고 선언했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의 아라시 마카지 기자는 “한국과 일본은 이날 마치 연기자들이 꿈속에서도 연기할 수 있을 정도로 수많은 연습을 거친 브로드웨이 뮤지컬처럼 거의 완벽에 가까운 경기를 펼쳤다”면서 “야구가 개인적이고 상업적인 요소로 오염된 현 시대에서도 한국과 일본은 아직도 야구가 아름다운 여흥(pastime)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격찬했다. 격렬한 열정으로 가득 찼던 드라마틱한 한일전 드라마에 대한 주류언론들의 반응은 ‘탄성과 경탄’으로 요약될 수 있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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