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4강에 오르기 위해선 유일한 빅리거 추신수의 방망이가 폭발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멕시코전 선발 등판이 점쳐지는 류현진이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멕시코에 지면 ‘Must-win’상황
패자부활전서 2연승 해야하는 부담
이기면 이어지는 두경기중
한경기만 이기면 4강 진출
WBC‘더블 일리미네이션’만만찮은 관문
‘2승을 올려야 한다.’
이번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1회때와 달리 1, 2라운드 모두 ‘더블 일리미네이션’(Double Elimination) 제도를 통해 상위라운드 진출팀을 가리고 있다. 더블 일리미네이션 제도란 말 그대로 ‘2번(Double) 지면 탈락(Eliminate)하는’ 제도다. 미 대학야구와 소프트볼 플레이오프와 월드시리즈에서 사용되는 이 방식은 매우 합리적인 방법이지만 첫 경기를 빼면 언제 누구와 다음 경기를 할 지 전혀 알 수 없을 뿐 아니라 마지막 경기가 언제가 될지조차 몰라 다소 헷갈리는 방식이기도 하다. 즉 첫 두 경기를 져 단 이틀만에 대회가 끝날 수도 있는 반면 결승까지 갈 경우 일정이 3일 이상 길어진다. 팀 여행스케줄 관리자들에겐 아주 골치 아픈 제도다.
한국은 일본, 쿠바, 멕시코와 함께 2라운드에서 1조에 속해 샌디에고 펫코팍에서 15일부터 경기를 시작한다. 이날 오후 1시 쿠바와 일본이 첫 경기를 갖고 이어 오후 8시부터 한국과 멕시코가 격돌한다. 첫 경기에서 멕시코를 이긴다면 한국은 16일을 쉬고 17일 일본-쿠바 승자와 4강 티켓을 놓고 승자전으로 격돌하게 된다. 이 승자전에서 이기면 결승 결과에 관계없이 4강 진출이 확정되며 패하더라도 패자전에서 올라오는 팀과 싸우는 18일 경기에서 이길 경우 4강에 오르게 된다. 즉 멕시코에 이긴다면 이어 벌어지는 두 경기중 한 경기만 이기면 4강에 오르는 것이다.
반면 멕시코와의 첫 경기에서 패한다면 아주 힘들어진다. 패자부활전에서 이긴 뒤 승자전 패자와의 경기까지 2연승을 거둬야만 4강에 골인할 수 있다. 어차피 두 번 이겨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이 경우는 매 경기가 벼랑 끝에서 싸우는 ‘Must-win’이어서 선수기용, 특히 투수진 운용에 부담이 엄청나게 커진다. 이 때문에 이런 방식의 대회에서는 첫 경기 승리가 거의 필수적이다. 첫 경기에서 지고서 살아남기가 극히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 1라운드 결과를 살펴보면 2라운드에 오른 8개국 가운데 첫 경기를 지고도 올라온 팀은 단 하나 뿐이다. 바로 한국의 첫 상대인 멕시코다. 멕시코는 1차전에서 호주에 7-17로 참패한 뒤 남아공을 꺾고 호주와 리턴매치를 벌여 16-1 압승을 거두고 2라운드 티켓을 따냈다. 심지어는 강력한 우승후보 도미니카공화국도 첫 경기 패배의 타격을 이겨내지 못했다. 역으로 말하면 첫 경기에서 이기고도 2라운드에 오르지 못한 팀은 호주뿐이다. 결국 첫 경기서 승리한 팀이 상위 라운드에 오른 확률이 87.5%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것이 바로 한국이 멕시코전에서 꼭 이겨야하는 이유다. 멕시코에 이길 경우 4강 확률 87.5%, 진다면 확률이 12.5%이니 그 차이가 75%나 된다. 물론 야구에서 숫자나 확률만이 전부는 아니지만 만만한 팀이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벼랑 끝에 몰린다면 살아남기 어려운 것은 불 보듯 빤한 일이다. 가진 전력을 총 동원해 멕시코라는 첫 관문을 돌파하는 것이 한국팀에게 떨어진 과제다.
더욱이 한국은 1라운드 결승에서 일본을 1-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한 덕에 매서운 전력을 보유한 아마최강 쿠바를 피해 그나마 가장 해볼 만한 멕시코와 첫 경기를 갖게 된 것이 다행이라고 해야 한다. 한국은 제1회 대회 때도 2라운드에서 멕시코와 첫 경기를 치렀고 이 때 2-1로 승리하면서 기적같은 4강행 스퍼트의 발판을 마련했었다. 그 경기에서 한국은 1회 이승엽이 투런홈런을 터뜨린 뒤 타선이 침묵을 지켰지만 서재응-구대성-정대현-봉중근-박찬호가 이어던진 투수진이 멕시코 타선을 1점으로 막아내 귀중한 승리를 따낸 바 있다. 이번에는 또 어떤 선수들이 멕시코전에서 새로운 영웅으로 떠오를까. 기대가 모아진다. 이 경기는 오후 8시부터 ESPN2로 중계된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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