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에이스로 믿었던 김광현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대표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직구와 슬라이더 모두 위력 반감
대표팀 마운드 운용 딜레마 커져
김광현(20)이 걱정된다.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서는 한국대표팀에서 류현진(한화)과 원투펀치를 이뤄줄 것으로 예상했던 김광현(SK)이 회복 기미를 보이지 못하면서 야구대표팀의 마운드 운용 전략에 비상이 걸렸다.
김광현은 11일 애리조나 피오리아에서 벌어진 샌디에고 파드레스와의 평가전에서 선발로 나와 2⅔이닝 동안 2루타 2방 등 5안타를 맞고 3실점한 뒤 강판당했다. 지난 7일 일본과 1라운드 예선 경기에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 1⅓이닝 동안 3점홈런을 포함해 7안타, 8실점으로 난타당한 뒤 5일만에 다시 마운드에 올랐으나 내용은 그다지 나아진 게 없었다.
문제는 직구였다. 일본타자들이 김광현의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집중적으로 난타했다면 힘 좋은 미국 타자들은 볼 끝이 둔한 김광현의 직구와 밋밋한 슬라이더를 모두 방망이 중심에 정통으로 맞혔다. 김광현은 시차 적응에 애로를 겪고 있다. 많이 자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면서 공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7일 일본과 첫 경기에서 첫 타자 스즈키 이치로(시애틀)와 대결에서 당황했던 느낌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공은 지난번보다 나아졌지만 국내에서 던지던 패턴으로는 2라운드에서 힘들다. 높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는 힘 좋은 타자들이 다 넘기지 않는가. 볼을 낮게 던져야 한다며 여전히 제구력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양상문 대표팀 투수코치는 지난달 14일 대표팀 합류 때부터 김광현의 직구에는 힘이 없었다. 특유의 볼 끝 움직임이 사라졌다고 우려했다. 김광현 역시 올해 전지훈련이 개인적으로 가장 힘들었고 내용도 좋지 못했다면서 페이스를 최고조로 끌어올리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김광현은 평소 최고시속 150㎞짜리 광속구를 뿌리지만 WBC에서는 140㎞를 넘기는 것도 버거운 형편이다. 볼 끝이 둔해 타자를 압도하지 못하면서 두 가지 종류의 슬라이더 위력도 반감됐다. 일본의 ‘현미경 분석’에 약점이 노출된 이상 김광현이 2라운드에서 일본전에 쉽게 나설 수는 없다. 쿠바와 멕시코 등 2라운드에서 맞붙을 팀 선수들은 힘이 좋아 직구 스피드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이 경기마저도 등판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팀의 원투펀치중 하나인 김광현을 제쳐놓고 마운드를 운용할 수도 없다. 대표팀이 김광현 딜레마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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