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에서 일본에 들어갈 때와 일본에서 피닉스 올 때가 천양지차다. 시차 적응이 어려워 내 몸이 붕붕 떠다니는 느낌이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대표팀의 김인식 감독이 시차 적응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 1라운드 순위 결정전에서 기분 좋게 승리를 거둔 뒤 전세기를 타고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로 이동한 대표팀은 12일 사흘 만에 실전에 나섰지만 미국프로야구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4-10으로 완패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지금은 잘 때리고 잘 던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어떻게 해서든 2라운드 첫 경기가 열리는 16일 전까지 몸을 최대한 안정시키는 게 중요하다며 심각하게 말했다.
경기장에 나온 선수들은 누구랄 것 없이 잠을 제대로 못 잤다며 하소연했다. ‘해결사’로 자리매김한 김태균(한화) 역시 마치 술을 사흘간 마신 것처럼 몸이 이상하다고 말했다.
김성한 수석코치는 평소 선수들이 아침 식사를 하지 않았는데 시차에 적응을 못 해 일찍 깬 통에 요즘은 아침 식당이 북적거린다고 숙소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지난달 15일부터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에서 전지훈련을 한 대표팀은 3월1일 일본 도쿄에 도착, WBC 1라운드를 치렀다. 이어 열흘 만에 다시 피닉스에 오느라 시차에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한국과 시차가 19시간인 호놀룰루는 날짜가 하루 늦을 뿐 낮과 밤이 완전히 뒤바뀐 게 아니어서 선수들은 도쿄 도착과 함께 비교적 빨리 시차 적응을 마쳤으나 피닉스는 한국보다 16시간이 늦고 낮과 밤이 정반대여서 2주 만에 생체 리듬을 맞추기가 쉽지만은 않다.
시차 문제는 전훈지가 바뀌면서 비롯됐다.
3년 전 1회 WBC 때 대표팀은 일본 후쿠오카에서 전훈을 치르고 도쿄로 이동, 1라운드를 치렀고 피닉스로 이동했다. 시차가 바뀔 일은 한 번밖에 없었다.
올해도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돔에서 훈련하고 도쿄로 옮길 예정이었으나 전훈지에서 실전 파트너를 찾지 못해 벽에 부닥쳤고 결국 한화이글스 지휘봉을 잡고 있는 김 감독이 선뜻 호놀룰루 합동 훈련을 권유하면서 행선지가 바뀌었다.
간판선수의 대표 고사와 주축 수비수 박진만(삼성)의 이탈, 유일한 메이저리거 추신수(클리블랜드)의 부상 파동 등으로 대표 소집 후 크고 작은 문제가 끊이지 않았던 대표팀이 2라운드 본 게임을 앞두고 ‘시차’라는 환경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피닉스=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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