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야구대표팀이 8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아라운드에서 중국을 물리치고 2회 연속 2라운드 진출에 성공했지만 3년 전 1회 대회때 이룩했던 4강신화를 재현하기 위해서는 재정비가 시급한 상황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대만과 중국을 큰 점수 차로 물리쳤지만 홈팀 일본에게는 콜드게임의 수모를 당했다.
큰 점수 차로 이길 수 도 있고 질 수 도 있는 것이 야구의 특성이긴 하지만 지난 해 베이징올림픽에서 두 번이나 꺾었던 일본에게 대패를 당한 것은 충격이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다.
물론 김인식 감독은 경기 초반 대량실점하자 다음 경기를 위해 투수력을 비축하느라 점수 차가 더욱 벌어지긴 했지만 그동안 한일전이 대부분 1, 2점차에서 승부가 갈렸다는 점을 감안할 때 대표팀의 전력을 재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이번 아시아라운드에서 한국은 믿었던 `일본 킬러’ 김광현이 몰락했다는 점이 가장 큰 손실이다.
김광현은 스무살 약관에 불과하지만 지난 해 베이징에서 일본을 두 차례나 완벽하게 틀어막아 이번 대회에서도 큰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타도 한국’을 기치로 내세운 일본은 수개월에 걸친 철저한 분석 끝에 김광현의 주무기 슬라이더를 완벽하게 공략해 뭇매를 퍼부었다.
1경기만 놓고 김광현의 능력을 폄하할 수 없지만 어린 나이에 받은 충격을 어떻게 회복하느냐가 이번 대회 남은 경기에서 가장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팀 타선에서는 추신수의 기용 방안이 심각한 딜레마다.
일본에 도착 직후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던 추신수는 우여곡절 끝에 지명타자로만 출전했지만 7타수 1안타에 그치며 타격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소속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제동으로 추신수가 지명타자로 나서다 보니 이대호가 3루를 맡아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져 대표팀 내야라인에도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전날 기습번트를 성공시켰던 스즈키 이치로는 경기 뒤 이대호의 수비력을 꼬집는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반면 이날 이대호 대신 3루수에 투입된 이범호는 부드러운 수비 뿐 아니라 타석에서도 2점홈런을 포함해 3타점을 올려 김인식 감독의 계산을 더욱 헷갈리게 만들고 있다.
또한 지난 해 베이징에서 상대방을 마음껏 교란했던 대표팀의 기동력은 완전히 사그라졌다.
한국은 대만과 일본전에서 단 도루가 1개도 없었고 중국전에서만 이종욱과 박기혁이 1개씩을 성공했다.
단판 승부로 결정되는 토너먼트에서 기동력만큼 효과적인 무기가 없다는 점을 떠올리면 테이블 세터진의 출루가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은 이번 아시아라운드를 통해 1차적인 목표는 달성했지만 3년 전 길거리 응원까지 유발했던 `4강 신화’를 재현하기 위해선 짧은 기간이지만 공격, 수비, 주루 등 전반에 걸쳐 재점검을 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도쿄=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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