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로드리게스는 17일 기자회견에서 37초 동안 말을 못하며 괴로운 표정이었을 때도 있었다.
“도미니카 사촌이 한달에 1~2번씩 주사해줬다”며
“어리석은 실수였다” 사과 번복
스테로이드 사용을 시인한 메이저리그 최고 몸값 슬러거 알렉스 로드리게스(33·뉴욕 양키스)가 다시 한 번 사과하며 “사촌이 주사해줬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그 스토리를 믿지 않는 사람들이 더 많은 분위기다.
졸지에 ‘A-로드’란 별명이 ‘A-(스테)로이드’로 변해 버린 로드리게스는 17일 양키스의 플로리다주 스프링 트레이닝 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촌이 도미니카에서는 처방도 필요 없이 살 수 있는 약이라며 ‘볼리’(boli)라는 약물을 한 달에 한 두 번씩 주사해줬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그게 사탕을 먹는 것과 같이 단순한 일이 아니라는 것은 알았지만 사실 스테로이드인 줄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사촌의 이름을 밝히지 않은 로드리게스는 “내 사촌이 나를 도우려고 그렇게 한 것이었고 우리는 그 당시 우리가 어떤 일을 저지르고 있었는지 조차 모르고 있었다”며 후회했다. 그리고는 “당시 나는 24~25살로 어리고 철이 없었다”며 “내가 너무 순진하고 어리석었다”는 말을 계속 번복했다. 스테로이드가 준 영향에 대해서는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됐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카페인처럼) 에너지가 생기는 것은 느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양키스 동료인 데릭 지터와 앤디 페팃, 마리아노 리베라, 호르헤 포사다 등이 함께 자리했다. 로드리게스는 한때 37초 동안 말문이 막혀 동료들만 바라보기도 했고 고개를 푹 숙였던 끝에 물을 한 모금 마시고는 동료들에게 옆에 있어줘 고맙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기자회견 후 ESPN.com에는 즉시 “믿기 어렵다”(Hard to Believe)는 제목의 기사가 떴고, TV로 이 기자회견을 본 캔사스시티 로열스 투수 잔 베일은 “물론 보호해줘야 한다는 생각에 이름을 안 밝힐 수도 있지만 실제로 그런 사촌이 있는지조차 믿기 어렵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편 양키스는 2005년 제이슨 지암비와 작년 페팃 등 매년 2월 선수가 금지 약물 복용과 관련해 사과하는 것이 연례행사가 되고 있다는 비난 속에 “로드리게스는 우리가 엄청난 돈을 투자한 재산이다. 따라서 우리는 위기에 처한 재산을 보호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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