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다저스 헬로우! 필리스”
박찬호 1년 250만달러 계약
보너스 합해 최고 500만달러
내년 스프링 트레이닝캠프서 5선발로 출발
프리에이전트 박찬호(35)가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새 둥지를 틀었다. 기본연봉 250만달러에 퍼포먼스 보너스 최고 250만달러 등 최고 500만달러 1년 계약이다. 또 비록 원했던 선발보직을 보장받지는 못했지만 일단 스프링캠프에서 젊은 투수들을 상대로 제5선발 경쟁에 나설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투수들의 구장’이었던 다저스테디엄을 떠나 ‘타자들의 구장’으로 분류되는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팍으로 가는 것은 다소 우려가 되지 않을 수 없는 선택이다.
박찬호는 이날 서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계약사실을 발표하면서 자신에게 관심을 보여준 5개팀 가운데 필리스만이 선발투수로서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결국 그는 선발로 뛰고 싶다는 자신의 희망에 가장 가까운 오퍼를 준 팀을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계약에도 불구, 박찬호가 필리스에서 선발로 뛸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단지 기회를 주겠다는 것 뿐이다. 이미 필리스에는 선발로테이션에 자리를 예약한 투수 4명이 있다. 에이스 콜 해멀스를 비롯, 브렛 마이어스, 조 블랜턴에 프리에이전트였던 46세 노장 제이미 모이어가 15일 2년 재계약에 합의함에 따라 로테이션에 남은 자리는 하나로 줄어들었다. 박찬호가 선발로 뛰려면 스프링캠프에서 J. A. 합, 카일 켄드리그 카를로스 카라스코 등 젊은 투수 3~4명을 상대로 치열한 5선발 경쟁에서 이겨야 할 전망이다.
필리스 찰리 매뉴얼 감독은 “박찬호가 제5 선발경쟁에 포함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우리는 그가 불펜에서 여러 이닝을 던질 수 있다는 것을 안다. 그에게 가장 좋은 역할을 찾을 것이다. 그것이 만약 선발투수라면 당연히 선발로 기용할 것”이라고 덧붙여 불펜옵션을 배제하지 않은 채 박찬호에게 선발로 나설 기회를 주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루벤 아마로 단장도 “(박찬호가) 우리에게 두터운 선수층을 제공해준다. 우리가 원한 것은 바로 그것이었다”고 덧붙여 박찬호가 선발과 불펜에서 모두 활용 가능한 선수이고 특히 부상으로 인한 결원이 생겼을 때 보험용으로도 적격인 것이 그를 붙잡은 주요 이유임을 시사했다. 이들의 말을 종합하면 최소한 박찬호는 제5선발 선두주자로 내년 스프링캠프를 시작할 수 있을 전망. 하지만 확실하게 선발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구원투수로 돌려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제 박찬호의 과제는 그동안 별로 재미를 보지 못했던 시티즌스뱅크팍에 빨리 적응하는 것이 될 것이다. 박찬호는 생애 시티즌스뱅크팍에서 9이닝을 던져 12안타로 5실점,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 자신도 기자회견에서 “타자들에 유리한 홈구장 때문에 약간 걱정이 들었지만 나를 선발투수로 생각해 줘 계약하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시즌 다저스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54게임에서 4승4패, 방어율 3.40을 기록한 박찬호는 이중 선발로 5게임에 나서 1승, 방어율 2.16을 기록했다. 특히 필리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4차례 등판, 1⅔이닝동안 무실점을 기록했으나 내용은 그다지 좋지 않았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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