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된지 며칠 되지도 않지만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과 내 친구들 사이에서는 “W.W.O.D?”(What Would Obama Do?)라는 새로운 문구가 유행하고 있다. 이 새로운 문구는 몇년 전까지 한참 유행하던 “W.W.J.D?”(What Would Jesus Do?)를 모방한 것이다.

“W.W.J.D?”는 크리스천들에게 어떤 결정할 일이 닥쳤을 때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할까?”라고 자기 자신에게 질문하고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상기는 문구이지만 이 새로운 오바마의 문구는 종교적 문구라기보다는 미국의 정치와 크고 작은 사회문제에 관한 입장을 정하기 전에 우리 자신에게 던져 보자는 질문이다.

미국 대선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있던 사람은 다 알겠지만 오바마는 ‘변화’(Change)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캠패인을 했다. 8년 동안 조지 부시의 인기 없던 정책을 이제 다른 방향으로 바꾸겠다는 의지인 것이다.

경제적으로는 대기업과 고소득자를 위한 세금인하를 중지하고 중산층과 저소득층 세금을 인하해 주겠다고 밝혔다. 또 미국인 모두가 해당되는 단일 의료보험을 약속하고, 지금까지의 일방적 정책으로 인한 동맹국들과의 의견 차이를 뒤로 하고 다시 화합을 이루며, 이라크에서 싸우고 있는 미군을 빠른 시간 안에 돌아오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내가 투표한 후보자는 패했지만 대다수의 미국 시민들은 오바마의 변화 메시지에 큰 희망을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별히 더욱 큰 희망과 기쁨으로 부풀어 있는 사람들은 당연히 흑인들이다. 이들의 기쁨은 미국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드는데 기여할 것으로 생각된다. 아버지가 흑인인 오바마는 이제 대통령으로서 미국에 사는 소수인종 사람들에게 ‘모범 인물’(role model) 역할을 해야 한다. 흑인들은 몇 세기 동안 받아왔던 인종차별로 인해 주류사회에 참여하지 못했다. 이런 역사가 오바마로 인해서 달라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지금도 많은 흑인 어린이들은 운동선수 또는 가수/래퍼(papper)를 보며 자신의 미래를 계획을 하고 있다. 남자 흑인 학생들에게 커서 뭐가 되고 싶으냐고 질문하면 절반이 넘게 농구선수나 미식 축구선수 또는 래퍼가 되고 싶다고 한다.

이제 오바마가 미국의 리더가 되었으니 이 흑인 어린이들은 더욱 큰 비전을 갖고 더 열심히 공부하여 미국사회 주류의 아주 중요한 부분이 되기 위해 노력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선거 결과가 발표된 후 흑인들이 인터뷰하는 것을 들었는데, 그들의 하는 말속에는 아주 큰 희망이 실려 있었다. “이젠 난 바지를 내려 입지 않겠다”(I’m not going to sag my pants any more)고 말하는 흑인 청소년도 있었다. 또 “흑인이 미국의 대통령이 된 것을 내 눈으로 보았으니 누구든지 노력만 하며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것을 믿는다. 나는 이제 갱(gang bang) 활동을 그만 하고 일자리를 잡아 열심히 살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희망을 말한 흑인도 있었다.

이런 희망은 우리 한인들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깊은 인종차별과 높은 언어의 장벽을 넘고 힘들고 뼈 빠지게 일해야 생존할 수 있는 이민생활. 지금은 힘들고 어려워도 노력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을 오바마는 많은 이들에게 깨우쳐 주었다. 이제 오바마의 성공을 상기하며 우리와 우리 자식들의 더욱 밝은 미래를 위해 희망을 가져야 할 때이다.

서재필
벨플라워 중학교 합창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