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점을 올린 레이스 주자 카를로스 페냐(오른쪽)가 환호하고 있다.
레이스 선수들이 마운드로 몰려나가 기뻐하고 있다.
ALCS 최종 7차전서 ‘벼랑 끝 탈출의 귀재’
레드삭스의 마술 깨고 창단 첫 WS진출 꿈 이뤄
3-1로 4승3패
후디니는 없다. 탬파베이 레이스가 보스턴 레드삭스의 벼랑 끝 투혼을 뿌리치고 구단 사상 첫 월드시리즈 진출의 꿈을 이뤘다.
벼랑 끝 탈출에 성공한 팀이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숨 막히는 스릴러였다.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ALCS·7전4선승제)에서 4경기 만에 먼저 3승을 따낸 뒤 5차전에서도 7회 초까지 7-0으로 앞서다가 돌연 ‘벼랑 끝 탈출의 귀제’에 물려 최종 7차전까지 끌려간 레이스는 19일 홈구장에서 제3 선발 맷 가르자(24)의 호투에 힘입어 기사회생했다. 지난해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뛰었던 3년차 우완 가르자는 2차전을 승리로 이끌었던데 이어 이날 7차전에서도 7이닝을 2안타 1실점(3볼넷 9삼진)으로 틀어막고 승리투수가 된 공을 인정받아 ALCS MVP로 선정됐다.
레드삭스는 4년 전 ‘포스트시즌의 황제’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메이저리그 플레이오프 사상 첫 3연패 뒤 4연승 신화를 연출한 팀이다. 그리고는 지난해 ALCS에서 1승3패의 열세를 뒤집은 앙코르 퍼포먼스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울렸다. 그러나 레이스는 최종 7차전에서 가르자와 루키 데이빗 프라이스의 피칭으로 그 마술을 깼다.
올 시즌을 마이너리그 싱글A 팀에서 시작한 프라이스가 ‘비밀병기’였다. 8회 만루 위기에 등판한 루키 왼손투수 프라이스는 레드삭스 강타자 J.D. 드루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찬물을 끼얹었다. 그리고는 9회에 다시 나와 철문을 내렸다.
레이스는 1998년에 창단된 이후 리그 바닥만 훔쳐온 팀으로 올 시즌이 시작되기 전 라스베가스 도박사들은 레이스의 우승 가능성을 200-1로 점쳤다. 그때 20달러를 베팅했으면 4,000달러 잭팟의 눈앞까지 온 것.
선취점은 레드삭스가 올렸다. 더스틴 페드로야가 첫 회 솔로홈런을 날리며 홈팬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양쪽 귀를 솜으로 틀어막고 나온 가르자는 그 후 7회 1사까지 점수는커녕 안타조차 더 이상 허용하지 않고 동료 타자들에게 역전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가르자의 호투에 힘을 얻은 레이스는 에븐 롱고리아가 동점, 라코 발델리가 역전 타점을 올린 뒤 윌리 아이바가 쐐기포를 날려 구단 사상 첫 월드시리즈 진출권을 따냈다. 전해 꼴찌가 월드시리즈에 오른 것은 1991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이후 처음이며, 내친 김에 우승까지 하면 사상 첫 ‘꼴찌에서 1위’ 신화를 이루게 된다.
2008 월드시리즈는 내셔널리그 챔피언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레이스의 홈구장인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의 트로피카나필드로 불러들여 22일 막을 올린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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