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마지막 아웃을 기록한 다저스 타자 노마 가르시아파라가 쓸쓸히 퇴장하고 있다.
조 토리 다저스 감독(가운데)이 마운드로 나와 투수 채드 빌링슬리(왼쪽)를 교체하고 있다. 캐처 러셀 마틴 등 모두들 표정이 어둡다.
NLCS 5차전 1-5 완패...필리스가 대신 15년만에 WS 진출
’왕따’ 빌링슬리 명예회복 실패. 퍼칼 5회 3에러로 자멸
다저스는 라미레스(솔로홈런)와 박찬호(2사 만루 위기 진화)만 임무 다해
LA 다저스가 20년째 월드시리즈 진출의 목적을 이루지 못한 채 쓸쓸히 시즌을 마감했다.
다저스는 15일 LA 다저스테디엄에서 벌어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NLCS·7전4선승제) 5차전에서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1-5로 완패, 시리즈 전적 1승4패로 탈락했다. ‘왕따’ 선발투수 채드 빌링슬리가 명예회복은커녕 첫 타자부터 홈런을 내주는 등 또 초장에 무너지며 김을 빼고 숏스탑 라파엘 퍼칼이 한 이닝에 에러 3개를 쏟아내며 자멸할 때는 구태여 패인을 분석할 필요도 없다.
필리스는 그 덕분에 의외로 쉽게 1993년 이후 첫 월드시리즈 진출의 감격을 안았다. 1915, 1950, 1980, 1983, 1993년에 이어 구단 역사상 6번째로 월드시리즈 무대에 오른 필리스는 캔사스시티 로열스를 4승2패로 꺾고 왕관을 쓴 1980년에 이어 두 번째 우승을 노리고 있다.
필라델피아는 1983년 76ers가 NBA 타이틀을 따낸 후 25년 동안 챔피언십에 굶주린 도시다.
NLCS MVP로는 7이닝을 5안타 1실점으로 막고 포스트시즌 3승째를 챙긴 필리스 에이스 콜 해멀스가 선정됐다.
이날 임무를 다한 다저스 선수는 매니 라미레스와 박찬호밖에 없었다. 다저스는 6회 라미레스의 솔로홈런으로 셧아웃 수모를 모면했고, 박찬호는 3회 2사 만루 위기에 나가 페드로 펠리스를 숏스탑 땅볼로 잡고 불을 껐다.
하지만 빌링슬리가 첫 회 첫 타자 지미 롤린스에 홈런을 맞아 김이 빠진 다저스는 이날 제대로 한 번 싸워보지도 못한 채 싱겁게 주저앉았다.
0-1로 뒤지던 3회 삼진과 볼넷을 번갈아 기록한 빌링슬리는 2사 1, 2루에서 라이언 하워드와 팻 버렐에 연속 좌전 안타를 얻어맞고 드러누웠고, 5회에는 퍼칼이 에러 3개로 두 점을 더 내주며 필리스의 승리를 굳혀줬다. 한 이닝에 에러 3개는 플레이오프 타이기록으로 1966년 월드시리즈 2차전 5회에 에러 3개를 범한 다저스 외야수 윌리 데이비스에 이어 단 두 번째다.
조 토리 다저스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홈런으로 먹고 살면 홈런으로 죽기 마련으로 시카고 컵스 상대 시리즈에서는 홈런이 약이었던 반면 이번에는 홈런이 독이었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꼭 우승 팀만 자랑스러운 게 아니다”라면서 “올해 다저스는 시즌 내내 어려운 일들이 많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잘 싸운 선수들이 자랑스럽다”는 소감을 밝혔다.
라미레스, 퍼칼, 제프 켄트, 케이시 블레이크, 노마 가르시아파라, 데릭 로우, 그렉 매덕스 등 계약이 만기되는 선수들은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뛴 마지막 경기였는지도 모른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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