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 라미레스는 비실비실하던 다저스 타선을 ‘시금치 몇 캔을 훌쩍 들이킨 뽀빠이’로 탈바꿈시켰다.
다저스 PO진출의 최대 공신, 팀 전력 극대화 ‘효과’
팀타율 .255에서 .282로
게임당 홈런 1.16개로 폭등
엄청난 영향력에 MVP 거론
다이어트 광고에는 ‘Before & After’ 라는 제목으로 다이어트 시작 전과 후의 사진을 비교시킨 것들이 많다. 올해 LA 다저스 시즌을 보면 이 광고가 생각난다. 한마디로 다저스 시즌을 요약한다면 ‘Before Manny & After Manny‘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Manny’란 물론 매니 라미레스. 지난 7월31일 트레이드 데드라인 직전 극적으로 성사된 3각 트레이드를 통해 다저스에 온 라미레스는 오자마자 그때까지 비실비실하던 다저스 타선을 순식간에 ‘시금치 몇 캔을 훌쩍 들이킨 뽀빠이’로 탈바꿈시켰다. 비록 내셔널리그에서 단 2달 밖에 뛰지 않았으나 리그 MVP 후보중 하나로까지 거론되는 것은 그가 다저스에 미친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짐작하게 해준다.
구체적인 수치를 살펴보면 이 사실은 더 명확해진다. 다저스 공식웹사이트에 따르면 라미레스 트레이드를 기준으로 해서 다저스의 팀 타율은 .255에서 .282로, 게임당 득점은 4.16으로 4.74로, 장타율은 .375에서 .444로 훌쩍 점프했다. 특히 게임당 홈런수는 0.68에서 1.16으로 폭등했다. 다저스에 가세한 후 라미레스의 성적을 살펴보면 그 설명이 절로 나온다.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뒤 라미레스의 타율은 무려 .398로 메이저리그 1위이며 17홈런 역시 라이언 하워드, 미겔 카브레라와 함께 그 기간 중 공동 1위다. 여기에 53타점과 출루율 .491, 장타율 .757을 보태면 라미레스는 역사상 그 어느 타자와 견주어도 꿀릴 것이 없는 지난 2달을 보냈다. 특히 전 팀 레드삭스에서 68타점을 기록했던 라미레스는 카를로스 벨트란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한 시즌에 양 리그에서 모두 50타점씩을 올린 선수가 되는 기록도 세웠다.
그는 또 레드삭스 시절 타격에 비해 형편없는 외야수이며 때때로 게으르고 자기밖에 생각하지 않는 이기적인 선수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쳐지기도 했으나 다저스에 온 뒤엔 그런 부정적인 면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평판에 비해서 수비수로서도 크게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 클럽하우스에서 밝은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해내는 동시에 중심타자로 맹위를 떨치면서 그의 앞뒤에 있는 타자들까지 그의 덕을 톡톡히 볼 수 있게 해주고 있다. 그가 오기 전까지 94게임에서 타율 .274, 11홈런, 46타점, 장타율 .442를 기록한 안드레 이티어는 라미레스가 온 뒤 41게임에서 타율 .361에 9홈런 29타점, 장타율 .645의 눈부신 성적을 올려 다저스의 디비전 우승에 결정적인 수훈을 세웠다.
그는 자기의 갑자기 달라진 성적의 이유를 ‘매니’와 ‘라미레스’라는 단 두 마디로 압축해 라미레스의 절대적인 영향력을 인정했다. 노장 제프 켄트 역시 라미레스 가세후 전성기같은 버금가는 타격을 보였는데 그는 이티어와는 달리 라미레스 영향이 전혀 없었다고 주장, 주위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한편 이미 레드삭스에서 두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라미레스는 단순히 디비전 우승으로 플레이오프에 나간 것만으로 만족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건 첫 걸음일 뿐이다. (플레이오프에 나가는 것은) 기쁘지만 너무 난리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의 주 목표는 월드시리즈이기 때문”이라면서 “월드시리즈를 이기고 싶다. 언제 다시 이런 기회가 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거기서 이긴다면 그땐 표현할 수도 없는 놀라운 기쁨을 맛볼 수 있다”고 그답지 않게(?)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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