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의 ‘9번 교향곡’은 인류가 낳은 최고의 창작품으로 꼽힌다. 유럽 연합(EU)은 수많은 다른 작곡가의 작품을 제쳐두고 이것을 EU의 공식 국가로 선정했다. 이 노래가 전 세계 인류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극적인 멜로디와 웅장한 화음 등 음악적 요소는 물론이고 4악장 ‘합창’의 내용이 인간에 대한 사랑과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강렬한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합창’은 프리드리히 실러의 ‘기쁨 찬가’를 다소 베토벤이 수정한 것이다. 이 긴 시의 주요 부분을 소개한다.
“기쁨, 아름다운 신성의 불꽃이여, 낙원의 딸이여,
우리는 불에 취해 천국 같은 너의 영역을 거닌다.
너의 마법은 세상이 갈라놓은 것을 한데 묶고
너의 부드러운 날개 짓 아래 모든 인간은 형제가 된다.
진정한 친구가 있는 사람, 사랑하는 아내가 있는 사람,
단 하나의 영혼을 자기 것이라 부를 수 있는 사람은
함께 찬사의 노래를 부르자.
그러나 그렇지 못한 사람은 울며 떠나야 한다...
해들이 천국의 영광스런 계획에 따라 즐겁게 날 듯
영웅이 즐겁게 승리를 향해 가듯
친구여, 너의 길을 달려라.”
인간을 사랑하며 기쁘게 살라는 어찌 보면 단순한 메시지는 사실은 인생에 관한 가장 깊은 진리이기도 하다. 연방 상원의원들의 성경 공부 그룹을 지도해 온 나오미 로젠블랏이 쓴 ‘천사와의 싸움’(Wrestling with Angels)은 창세기에 관한 통찰로 가득 찬 책이다.
창세기가 주는 메시지는 많지만 로젠블랏에 따르면 야훼가 아브라함에게 한 두 가지 명령 “가라”와 “두려워 말라”가 가장 중요한 열쇠다. 어려운 인생길이지만 야훼가 만들고 “보기 좋았다”고 평한 세상이니 만큼 하나님을 믿고 담대하게 살라는 것이다.
즐겁고 담대하게 최선을 다해 살다 간 한 교수의 동영상이 화제다. 카네기 멜론 대에서 컴퓨터를 가르치던 랜디 파우쉬는 작년 췌장암 판정을 받았다. 매년 미국에서 3만7,000명이 걸리는 이 암은 치사율이 90%가 넘는다. 사실상 사형선고인 이 소식을 듣고 파우쉬는 대학에서 ‘마지막 강의’를 했으며 그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려졌는데 지금까지 1,000만 명이 이를 다운로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 강의에서 죽음을 수개월 앞둔 사람 같지 않게 활기찬 모습으로 장애물에 기죽지 말고 살 것을 촉구했다. 그는 6살에서 한 살 난 세 자녀를 남겨두고 떠나야 하는 것을 무엇보다 아쉬워했다. 이번 동영상도 훗날 자녀들에게 아버지로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들이 어떤 일에건 정열을 갖게 되기를 원했고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가상현실(VR) 부분에서 권위자로 이름을 날린 그는 가장 인기 있는 무료 컴퓨터 애니메이션 프로그램인 ‘앨리스’를 개발하기도 했다.
파우쉬 교수는 지난 주말 결국 47세라는 아까운 나이에 숨을 거뒀다. 그는 갔지만 “벽이 존재하는 것은 우리 길을 막자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의지를 시험하기 위한 것이다” “적당히 통과하려 하지 말고 차라리 엄청난 실패를 하라”는 그의 메시지는 이미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켰다. 끝까지 의연한 모습을 잃지 않고 좋아하는 일을 하다 간 그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놓고 방황하는 사람들의 귀감이다. 그의 명복을 빈다.
민 경 훈 논설위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