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수지지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 말레이시아 조기유학 상담업체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연신 특파원-지금 한국에선>
분당에 사는 박모(36)씨는 9세 아들의 국적을 미얀마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아들을 미얀마 영주권자로 만들어 한국 내에 있는 국제학교(외국인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서다.
이모씨(43·경기 수지)는 얼마 전 말레이시아에서 반영구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특수비자를 신청했다. 1억원을 예치하고 비자를 받아 자녀들과 말레이시아에 3~4년 생활하다가 귀국해 자녀들을 국제학교에 진학시킬 계획이라고 했다.
국제학교는 원래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자녀를 위한 교육기관이지만 영어로 수업이 진행되고 해외 명문대 입학이 쉽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소위 ‘영어 열풍’에 휩싸인 한국 학부모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박씨처럼 자녀에게 동남아나 남미 국가의 영주권을 따게 한 뒤 국제학교에 입학시키려는 방법이 새로운 풍속도로 자리 잡고 있다. 입학 자격을 외국인과 외국 영주권 또는 시민권 소지자로 제한하고 있는 국제학교들에 자녀를 입학시키기 위한 한국 학부모들의 ‘신 맹모삼천지교’다.
이명박 정부가 섣부른 영어 공교육 방안을 들고 나왔다가 여론의 호된 뭇매를 맞기도 했지만 한국의 영어 열풍은 국제학교를 새로운 틈새마켓으로 등장시켰다. 국제학교는 일년 학비가 조기유학 비용의 절반가량인 2,000만~3,000만원으로 상대적으로 낮고 기러기 가족의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조기유학의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다.
최근 강남이나 분당 등 부유층 지역에서는 3,000만~4,000만원씩을 들여 남미의 골프장이나 세탁소 등에 투자해 영주권을 받으려는 학부모들을 상담하는 유학원들과 컨설팅 업체들이 성업중이라고 한다.
또 동남아 국가들도 자녀들을 외국 영주권자로 만들기 위한 30~40대 부모들에게 인기 국가로 부상하고 있다. 분당에서 동남아 이주 상담회사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최근에 가장 ‘핫’한 지역이 미얀마와 말레이시아라고 전했다. 미얀마는 돈만 주면 이민을 받아주는 식이어서 영주권 받기가 식은 죽 먹기라는 설명이다. 또 말레이시아는 영어가 일상화돼 있고 중국어가 통용되는 것도 언어 교육에 신경 쓰는 학부모들에게는 매력이라고 한다.
이러한 국제학교 열풍을 두고 외국에서는 이미 활성화된 국제학교를 조기유학의 대안으로 양성화하는 것이 한국 교육의 세계화와 경쟁력에도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국제학교로 인해 공교육이 추가로 약화되고 입학 요건을 두고 편법이 발생하거나 지원자가 넘쳐 학생들의 교육에 공백이 생기는 게 문제라는 비판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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