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방전 격화에 “두 동강 날라”
오바마-힐러리
‘러닝메이트 카드’
성사는 회의적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이 갈수록 날카로워지는 비방전으로 얼룩지면서 양분된 민주당에 화합을 가져오기 위해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과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드림팀’을 구성해야 한다는 여론이 민주당 내부에서 일고 있다. 그러나 경선이 장기화되면서 합동 티켓의 필요성이 점점 절실해지는 동시에 실현 가능성은 더 멀어지고 있다.
민주당 전략가 매트 베넷은 과거 경선에서도 더 날카로운 공방은 있었지만 이번 경선이 과거와 다른 점은 양 후보가 엄청난 기대와 흥분을 불러 일으켰다는 것이라며 이에 따라 패자의 지지자들은 환멸을 느끼고 11월 대선에 불참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오바마가 대통령 후보로 지명되지 않을 경우 올해 기록적으로 투표소에 찾아왔던 30세 미만 유권자들과 거의 9대1로 오바마를 지지한 흑인 유권자들이 크게 실망할 것이고 힐러리가 지명되지 않을 경우 최대 선거블럭 중 하나인 50세 이상 백인 여성들이 민주당에 등을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USA투데이와 갤럽이 실시한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미 민주당 지지세력이 심하게 양분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유권자들의 약 30%가 ‘오바마-힐러리 티켓’을, 다른 30%가 ‘힐러리-오바마 티켓’을 최고 시나리오로 꼽았으나 4분의1은 ‘오바마-힐러리 티켓’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고 다른 4분의1도 역시 ‘클린턴-오바마 티켓’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답변했다.
최근 오바마와 힐러리 진영 사이에 오간 말실수와 비방전은 민주당 인사들의 이같은 우려를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지난주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가 오바마 지지를 선언하자 클린턴 의원을 지지하는 정치평론가 제임스 카빌은 클린턴 행정부 시절 유엔 대사와 에너지 장관을 역임한 리처드슨 주지사를 ‘은 30냥에 예수 그리스도를 팔아버린 가롯 유다’에 비유해 물의를 일으켰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카빌의 발언과 관련해 “그런 행태가 클린턴 의원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개탄했다.
이처럼 감정이 격화된 가운데 과연 예비선거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오바마나 올해 60세인 힐러리가 부통령 자리를 수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기지만 일부 전략가들은 합동 티켓이 정치적으로 불가피해진다면 감정에 관계 없이 이뤄지게 마련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또 일부 민주당 관계자들은 오바마와 힐러리 합동팀이 과연 드림팀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흑인과 여성이 동시에 티켓에 오른다면 백인 남성들에만 익숙했던 일부 유권자들에게 너무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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