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과 웬디(왼쪽)가 모처럼 다정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휠체어에 탄 아버지와 두 남매 웬디와 존(오른쪽).
단비처럼 내린 가족사랑
치매 아버지 돌보며 되살린 남매의 정
무거운 주제, 사뿐하게 만든 코믹드라마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돌보기 위해 오랫동안 사이가 소원했던 두 장성한 남매가 만나 한 지붕 아래서 살면서 일어나는 코미디 드라마로 무거운 주제를 사뿐하고 능수능란하게 다뤘다. 할러데이 시즌에 어울리지 않는 우울한 내용을 유머를 적재적소에 삽입해 가면서 진지하고도 밝게 묘사해 오히려 마음을 경쾌하게 해준다.
가족과 죽음과 사랑에 관한 다소 불손한 관찰로 전체적으로 튼튼한 내용보다는 개별적인 순간순간들로 정밀하게 짜여진 드라마인데 특히 두 연기파로 남매 역을 맡은 로라 린니(인터뷰 위크엔드판 15면)와 필립 시모어 하프만의 상호보완적인 연기가 눈부시다. 매우 지적이요 내적 힘을 지녔으며 마음을 풀어주는 작품으로 약간 삐딱해 더 재미있다.
영화는 먼저 뜨거운 태양 볕이 사방공간에 가득한 애리조나의 선시티에 사는 변덕스런 노인 레니(필립 바스코-노련한 배우의 연기도 뛰어나다)의 집에서 시작된다. 여자 친구 도리스와 함께 사는 레니가 자신의 변으로 화장실 벽에 글을 쓴다.
이 사실을 통보받은 레니의 40대난 두 남매 존(하프만)과 웬디(린니)가 아버지를 방문하러 각기 버팔로와 뉴욕에서 선시티로 오자마자 도리스는 사망한다. 느닷없이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돌봐야 할 입장이 된 존과 웬디는 오랫동안 서로 연락도 없이 지내온 사이. 나중에 둘의 얘기를 통해 레니는 두 남매를 별로 사랑하지도 않고 독재적으로 키웠다는 것을 알게 된다.
존과 웬디의 성격이 자세하고 뚜렷하게 묘사된다. 웬디는 낮에는 임시 사무직 일로 먹고사는 극작가 지망생. 삶이 불만족스럽고 불안하고 또 좌절감에 시달리는데 애인이 만나기만 하면 섹스를 하려 드는 기혼남이어서 웬디의 절망감을 더욱 부추긴다. 한편 상거지 꼴을 한 존은 외모와는 달리 일처리 능력이 있는 연극 교수이자 저자로 웬디보다 훨씬 지적이다. 존은 자기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인데 지금 다음 책 저술 데드라인과 비자 만료로 귀국하기 직전인 폴란드계 애인 문제로 골치를 썩이고 있다.
두 남매는 아버지를 자기들 가까이서 돌보기 위해 아버지를 한 겨울의 버팔로로 옮겨 요양소에 입원시킨다. 이때부터 웬디는 존의 집에서 함께 기거한다. 그리고 그동안 소원했던 둘이 억지춘향식으로 대화하고 끊어졌던 관계를 다시 연결하면서 남매의 정을 되찾게 된다.
두 남매 간의 대화와 에피소드 그리고 이들과 아버지간의 대화와 에피소드들이 매우 재미있고 위트와 유머를 갖춰 아기자기하게 우리의 관심을 이끈다. 모든 가족의 영화로 관람을 권한다. 타마라 젠킨스 감독. R. Fox Searchlight. 아크라이트(323-464-4226), 랜드마크(310-281-8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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