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의상은 옛말… 노출 많은 미니스커트·그물바지 등 인기
핼로윈 의상이 해가 갈수록 야해져 부모들의 고심거리가 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30일 보도했다.
워싱턴 DC에 거주하는 개비 시렌자(11)는 최근 어머니와 함께 핼로윈 의상을 사러 파티용품 체인점 ‘파티 시티’에 갔지만 결국은 아무것도 사지 못했다. 사고 싶은 것마다 어머니가 퇴짜를 놓았던 것.
개비는 ‘야한 플레이보이 심판’이라는 이름의 의상이 맘에 들었는데 어머니 셰릴 시렌자는 검은색과 흰색 줄무늬 옷이 몸에 짝 달라붙는 스팬덱스 톱과 검은 ‘마이크로미니’ 스커트로 된 옷을 절대 사줄 수 없다고 거절했다.
그래도 개비의 시선은 비슷한 옷으로만 갔다. 개비는 ‘섹시 수퍼걸’ 의상도 맘에 들었지만 학교 친구가 핼로윈 퍼레이드에서 입었다가 원하지 않는 부분이 노출되는 것을 봐서 조르지 않았다. 그러나 고른다는 것이 한결같이 어깨 위와 몸통 부분이 트인 ‘해적 프리틴’ 의상, 미니스커트와 분홍색 먼지털이를 갖춘 ‘프렌치 메이드’ 의상 등이었다. 그녀의 어머니 셰릴 시렌자는 “내가 그 나이 때는 포도로 분장했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매년 핼로윈 의상 박람회를 주최하는 ‘트랜스월드 익스히빗’의 사장 조 텔러는 야한 핼로윈 의상이 3년전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야한 핼로윈 의상만 따로 패션쇼를 열어야할 정도였다며 이런 옷들이 13세이전의 프리틴 사이에서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소매연맹(NRF)의 캐시 그래니스는 이같은 추세가 한 때 어린이들의 행사였던 핼로윈이 갈수록 성인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어른이 돼서도 핼로윈을 떨쳐내지 못하고 성인파티나 술집에서 열리는 의상 컨테스트로 계속 즐기는 바람에 여기서 나온 야한 의상이 어린이들에게도 확산되고 있다는 것. 스트립쇼를 연상케하는 그물 바지가 소녀 사이즈로 3달러99센트에 판매되고 검은 그물바지와 브래지어 같은 뷔스티에로 된 ‘물요정’ 의상의 미디엄 사이즈는 8세 소녀가 입을 수 있다.
아버지와 함께 파티시티에 핼로윈 의상을 사러 온 메건 스미스(16)는 “아무도 더 이상 무서운 의상을 입지 않는다”며 인기 청소년 영화 ‘민 걸즈’(Mean Girls)를 인용, “핼로윈은 1년중 유일하게 매춘부처럼 옷을 차려 입어도 아무도 뭐라고 할 수 없는 날”이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또 과거 손 수 만든 의상과 호박 장식 정도에 만족했던 핼로윈이 상업화되면서 이같은 추세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는데 올해 미국인들은 캔디, 의상 및 장식에 이날 하루 50억달러 이상을 지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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