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서 공부하고 왜 왔나”
“영어만 잘해서 들어와…”
동료들 눈치에 마음고생
“좋은 시절은 갔다!”
한국에서 해외파 모시던 시절이 불과 수년전. 그러나 한국의 노동시장이 무한경쟁에 들어가면서 해외파로 한국의 대기업에 들어간 미주 한인들의 마음고생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고생은 본 업무보다는 인간관계와 잡무들이다.
한국의 대기업인 S기업에 입사한 K(29)씨. UCLA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K씨는 미국 회사의 취업문을 수차례 두드렸지만 결국 입사에 실패, S기업에 울며 겨자 먹기로 스카웃됐다. 미국 기업과 비교해 기숙사 제공 등 각종 복지혜택이 좋아 월급 모으기도 알짜라는 생각에 K씨는 과감히 태평양을 건넜다.
그러나 K씨의 목을 조르는 것은 인간관계. 한국의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공채로 입사한 동료들 틈바구니에서 K씨는 미운 오리새끼나 다름없었던 것. 미국에서 공부했다는 이유만으로 입사한 K씨를 동료 직원들은 곱지 않은 눈치로 보고 있었다.
도제식 시스템과 학연의 힘이 남아 있는 한국의 영화판도 호락호락하지 않기는 마찬가지. 조감독 생활을 하는 L(35)씨는 처음 일을 시작하며 “할리웃에서나 빌붙어 있지 무엇 하러 여기까지 왔느냐”며 보이지 않는 견제를 하는 것이다.
이 밖에도 해외파들은 본 업무와 상관없이 영어가 필요로 하는 상사의 출장건 등 잡무에는 어김없이 투입, 혜택도 없는 일을 도맡아 처리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UCLA를 나온 1.5세 직장인 Y(37)씨는 주변에서도 한국으로 많이 취업한다면서도 “한국에서 어려운 취업문을 뚫고 일을 시작한 사람들의 눈에 경력자가 아닌 미국에서 대학 나온 이들은 ‘영어만 잘해서 들어온 놈’이란 질시의 시선을 받는다”며 “아직도 한국에서 해외파 인력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지만 이 같은 어려운 점을 미리 감수할 각오를 하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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