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인질, 탈레반 때처럼 해결하라
’탈레반 피랍자’는 귀족이고, ‘소말리아 피랍자’는 천민인가?
소말리아 해적에 의해 억류된 ‘마부노호’ 한국 선원 4명의 석방을 촉구하는 여론이 인터넷 상에서 확산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이번 사태에 대응하는 정부의 태도가 분쟁지역으로 선교하러 간 아프가니스탄 피랍자들을 구조할 때와 너무 대조적이다라며 맹렬히 비난하고 있다.
소말리아 인질들은 아프가니스탄 피랍사태에 묻혀 130일이 넘는 억류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이에 지난 20일 피랍자 가족들은 외교통상부를 방문, ‘아프가니스탄 사태처럼 적극적으로 노력해 달라’라고 촉구했다.
케냐 뭄바사항을 출발, 예멘으로 가던 탄자니아 선적 ‘마부노호’는 5월 15일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 북동쪽으로 210마일 떨어진 해상에서 무장한 해적들에게 납치됐다. 이 선박의 선주는 한국인이지만, 탄자니아에 등록된 배로, 선원들은 한국인 4명을 포함해 중국인 10명, 인도네시아인 4명, 베트남인 3명, 인도인 3명 등 총 24명이다.
이번 협상은 해적들이 요구한 선원들의 몸값 때문에 난항을 빚고 있다. 납치단체에서 처음 70만 달러의 몸값을 제시했지만, 최근 비슷한 시기에 납치된 덴마크 피랍자들이 150만 달러에 석방되자 협상이 보류된 상태다.
지난 7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세력에 납치됐던 피랍자들은 신변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만류에도 공항에 설치된 ‘아프가니스탄 여행자제’ 경고문 앞에서 ‘V’ 자를 그리며 기념촬영을 하는가 하면, 유서까지 써가며 선교봉사를 강행한 바 있다.
이에 대한 사실이 알려져 당시 국민적 분노가 극에 치달았지만, 정부는 인질 한 명당 100만 달러씩 주고라도 구출할 것이라는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다.
이처럼 언론과 정부에서 발벗고 나섰던, ‘선교봉사단 구출작전’과는 대조적으로 소말리아 피랍자 4명은 정부의 차별적 대우를 받고 있다. 물론, 소말리아 피랍자들도 정부에서 ‘가지 말라는 곳’에 간 것은 ‘아프가니스탄 피랍자’들과 유사하다.
하지만, 아프가니스탄 피랍자와 소말리아 피랍자 구출과정에서의 차별 대응은 네티즌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피랍자들의 배후에 있는 기독교에 대한 반감과 함께 이는 더 확산되고 있다.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는 ‘탈레반 피랍자는 귀족이고, 소말리아 피랍자는 천민인가?’라는 항의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한, 소말리아 무장해적들은 돈을 줄 때까지 인질을 죽이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정부의 늦장 대응에 한 몫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밖에도 네티즌들은 ‘정부는 모든 일 제쳐놓고 피랍자들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정부가 보기에 똑같은 국민이 아닌가?’, ‘힘없고 약한 사람들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란 말인가?’, ‘전두환 씨 다시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돈 없이 한국에서 살려면 서민은 교회라도 다녀야 하나’ 등의 반응을 나타냈다.
한편, 납치단체는 외교부와 협상이 잘 이뤄지지 않자, 지난달부터 가족들에게 직접 몸값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제휴] 디시뉴스 나유나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