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오브워크래프트 사례 국제학술지 게재
온라인 롤플레잉게임이 전염병을 연구하는데 유용한 수단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룻거대학과 터프츠대학 연구진은 블리자드사의 인기 온라인 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서 지난 2005년 9월 발생한 ‘가상 전염병’의 사례를 들어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이 실제 세계에서 전염병이 어떻게 확산될지를 예상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모델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을 의학저널 ‘랜싯 감염병(Lancet Infectious Diseases)’ 최근호에 게재했다.
전염병 확산에 대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모델이 이미 존재하지만 이들 모델은 인간의 행동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인데 반해 온라인 롤플레잉게임은 그러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연구수단이 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지난 2005년 9월 블리자드가 월드오브워크래프트 게임에 자신이 흘린 피로 주변 플레이어를 감염시키는 ‘피의 신 하카르’를 추가한 이후 이 가상 전염병으로 인해 전세계 수천 명의 캐릭터가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당초 블리자드는 하카르가 죽기 직전 ‘오염된 피’를 뿌리면 주위에 있는 캐릭터들만 감염되도록 했으나 게이머들이 게임상의 애완동물에게 감염시키고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거나, 죽기 직전 먼 곳으로 ‘텔레포트(공간이동)’함에 따라 가상 전염병이 다른 서버로 퍼져나갔다는 것.
블리자드는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감염 차단에 나섰으나 높은 감염성과 감염지역에 대한 봉쇄 에 실패, 게이머들의 저항으로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블리자드에게 다행스럽게도 현실 세계에 없는 해결책인 ‘리셋(resetting)’이었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이번 연구에 참가한 로그프렌 연구원과 페퍼만 연구원은 사이버 전염병을 잘 디자인한다면 온라인게임은 개연성 있는 결과를 만드는 ‘유사 인간사회’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온라인 게임이 여러 사회집단에서 감염성 질환 전파의 복잡성을 깊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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