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에 울려 퍼질
‘위풍당당’ 한인의
함성과 위용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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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부활하는 ‘한국의 날 퍼레이드’가 18일(토) 오전 10시 샌프란시스코 시청 발코니에서의 국기 게양식을 시작으로 식전행사를 가진 뒤, 유니온 스퀘어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부활’은 예수 그리스도교의 중심적인 교리 가운데 하나로,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의 부활은 죄와 죽음에 대한 승리를 뜻하며, 그리스도가 보여 준 구원의 확실성을 증명하는 것이다.
3일 만에 부활한 예수와 5년 만에 부활하는 ‘한국의 날 퍼레이드’를 연결 짓는 일이란 물론 무리가 있을 줄 안다. 하지만 다시금 시작되는 ‘한국의 날 퍼레이드’를 ‘부활’이 아닌 ‘복원’ 또는 ‘재건’이란 용어로 다소 격하시킨다 하더라도, ‘생명 얻음’으로 생동감을 찾고 잊혀짐에서 벗어나 ‘존재를 일깨운다’는 기본적인 맥락만은 크게 다를 바 없다 하겠다.
미주이민이 하와이 사탕수수밭 저임금 노동자로 시작돼 이제 1백년을 넘어 현재에 이르기까지, 미국에 사는 우리 한인들은 지역을 막론하고 “주류사회와 함께 하는 당당한 한인”을 꿈꾸며, 마치 주문을 외우듯 한결같이 부르짖어 왔다.
하지만 아직도 이러한 케치프레이즈는 ‘단순한 구호’를 넘어, 우리 모두가 피부로 실감하기까지는 아직도 요원해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어떠한 수치나 과거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한인 단체가 주류사회 속에서 벌여나가는 행사들이 언제나 ‘한인들의 저조한 참여율’이라는 마수에 의해 발목이 잡히는 현상만 볼 때도 ‘주류사회와 함께 하는…’이란 구호를 무색하게 할뿐더러, 심지어 어느새 이것이 한인들의 본질이자 팩트인 것처럼 자위적으로 해석되고 있는 실정이다.
주최 측인 샌프란시스코지역 한인회(회장 이석찬)는 이날 오전 9시까지 샌프란시스코 시청 앞에 북가주 한인들이 집결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우리 모두 승리의 부활을 꿈꾸며 안위와 무관심의 골고다 언덕을 넘어 ‘위풍당당’ 그 길에서 함께 만나기 위해서는 ‘당위적인 구호’를 넘어 ‘참여와 실천’의 마당으로 나서야 함은 너무도 자명하다.
참여민주주의라는 용어가 말해주듯 민주주의란 바로 ‘참여’를 통해 완결성을 부여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다양한 민족계가 어우러져 살아가는 이민자들의 국가, 미국에서는 바로 ‘참여’의 여부에 따라 희비의 곡선이 확실히 엇갈리게 되는 사회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즉 참여를 한 이나 그룹은 그에 합당한 힘과 권리를 부여 받을 수 있지만, 참여를 하지 않는 이나 그룹은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는 것으로 간주돼 냉대와 천시마저도 각오해야만 되는 것이다.
한국말 중에 ‘목소리 큰 놈이 이긴다’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이는 적어도 미국사회에서는 통용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목소리’를 크게 내는 것조차 전제돼야 할 조건이 바로 ‘참여와 실천’이기 때문이다.
관객도 좋고, 자원봉사자는 더욱 좋다. 예수를 믿는 자던 아니던 예수를 믿는 이들이 그리스도의 부활을 믿듯, 18일 ‘한국의 날 퍼레이드’의 역사적 부활의 현장을 북가주 한인 모두가 동참해 함께 목격하게 되리라 기대해 본다.
<김철민 기자> and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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